[스포테크]'핀까지 얼마나 남았지?'

“핀까지 얼마나 남았지?”

골프 라운드 중 가장 흔히 듣는 이야기다. 남은 거리에 대한 궁금증은 손쉽게 거리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최근 골프시장 최고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거리측정기에 대해 알아보자.

거리측정기는 말 그대로 목표로 한 타깃까지 거리를 측정하는 장비다. 많은 과학기술이 그랬던 것처럼 이 역시 전쟁의 승리를 위해 개발됐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이미 피타고라스 정리를 활용한 스테레오식 거리측정기가 존재했다. 이후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광학기술을 활용해 보다 고배율 조준경을 만들어냈다. 티거 전차는 칼자이스에서 만든 'TZF 9B'라는 조준경으로 연합군 전차와의 거리를 계산,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며 악명을 떨쳤다.

이후 거리측정 기술은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고배율 렌즈를 통해 표적을 획득한 뒤 표적 크기를 기준으로 거리를 계산했다. 이후 레이저 위상차 또는 반사시간을 활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레이저 거리측정 기술이 개발됐다.

새로운 거리측정 방식도 개발됐다. GPS 방식이다. GPS 방식은 4개 인공위성으로부터 나오는 전파를 분석, 위치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이 역시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이후 민간용으로 사용이 가능해졌다. 골프 분야에서는 GPS 거리측정기로 발전했다.

소형화를 실현한 거리측정기는 휴대성이 필수 덕목으로 꼽히는 골프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티잉 그라운드부터 해저드와 벙커를 피해 안전한 페어웨이를 노려야 하고 그린 위 핀까지 정확한 거리를 공략해야 하는 골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1995년 설립된 부쉬넬이 레이저 방식 거리측정기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골프시장에 알려지기 시작됐다. 이후 휴대가 간편한 GPS 방식 거리측정기까지 가세하면서 일반 소비자까지 그 영역이 확대했다.

거리측정기는 이제 전문가용 제품이라는 한계를 넘어 필수 아이템으로 주목받는다. 대중화에 따른 다양한 제품을 출시, 2019년부터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프로골프투어에서 선수의 거리측정기 사용을 허용하면서부터다.

◇레이저 VS GPS

거리측정기는 크게 레이저 방식과 GPS 방식으로 나뉜다. 두 방식은 정확성과 편의성으로 구분된다. 레이저 방식은 정확성이 높은 반면에 직접 타깃을 조준, 측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GPS 방식은 현 위치에서 다양한 목표까지의 거리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오차가 존재한다.

레이저 방식은 정확도와 가성비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2019년 이후 출시된 제품은 대부분 6~7배 고배율 망원 파인더를 탑재해 최대 1000m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긴 파5 홀이라고 해도 거리를 측정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레이저거리 측정기를 선택할 때 체크해야 할 부분은 고저차 거리보정기능(슬로프) 기능과 핀시커 기능, 방수기능, 배터리 타입 등이다. 슬로프 기능은 투어 무대에서는 사용이 제한되지만 정규 경기가 아닌 아마추어 골퍼들의 라운드에서는 사용에 제한이 없다. 포대그린 등 높낮이에 따라 실제 공략 거리가 달라지는 부분에 대한 보정기능은 라운드에서 쓰임새가 크다.

핀 시커 기능은 보다 손쉽게 타깃에 대한 거리를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배율의 경우 작은 손떨림으로도 타기팅에 방해가 될 수 있어 편의성 측면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다.

방수기능은 야외에서 사용하는 제품 특성상 필수라 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비교적 저가형 제품에도 적용된다. 배터리는 3V 배터리 교체형과 USB 충전형으로 나뉜다.

GPS 방식은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손쉽게 이용 가능한 게 장점이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휴대폰과 연동해 사용하기도 한다. 홀을 이동하면 자동으로 좌표를 인식, 저장된 해당 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티잉 그라운드 앞 등 다양한 타깃에 대한 거리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GPS 방식을 선택할 때 중요한 건 사용가능 골프장이다. 위성데이터를 제공하는 골프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사용가능 골프장 목록을 확인하고 국내외 등 사용가능 부분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가격대

가격은 어떨까. 두 가지 방식 모두 기본형의 경우 10만원대 제품도 있지만 다양한 부가기능이 더해진 50만원대 초고가 제품까지 다양하다.

초기에는 레이저 방식 제품이 GPS 방식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도 있었다. 실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군을 살펴보면 방식에 따른 가격차는 크지 않다.

현명한 거리측정기 구입방법은 무엇일까.

김기현 국제골프 대표는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두 가지 방식 모두 정확도나 편의성에서 한쪽이 크게 쳐지지 않아 본인 취향에 맞는 게 중요하다”면서 “골퍼에 따라 허리춤에 거리측정기를 차고 다니는 게 멋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크게 쓰임새가 없는 부가기능 때문에 비싼 제품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면서 “10만원대 제품으로도 편리하고 정확하게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 많다”고 덧붙였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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