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기금 시스템 전면 개편
신용평가 모형 개선·심사 활용
대리대출에 '블록체인'도 접목
내년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집행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직접대출을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다. 대출신청부터 약정까지 지점 방문 없이도 손쉽게 대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단기간에 신청 수요가 몰리며 발생했던 '무한정 줄서기'와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은 내년부터 소상공인 대상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직접대출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대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골자는 대출신청 내역 입력부터 신청서류 등록, 약정 단계까지 지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소상공인 대상 대출 대부분은 1000만원 안팎의 소액으로 이뤄지는 만큼 신용평가체계 평가 모형도 개선해 직접대출 심사에 활용하게 된다.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은 여타 시중은행을 통한 융자에 비해 금리가 낮고, 별도 기관의 보증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이 때문에 저신용 소상공인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일이 발생한다. 상반기 코로나19 사태에도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시중은행 대비 조건이 좋은 만큼 신청을 위해서는 온라인 신청 이후에도 장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등 불편이 적지 않았다.
중기부는 국민 불편해소와 영세 소상공인 편의를 위해 시스템 개편에 나섰다. 소진공에서는 앞서 긴급경영안정자금 집행 과정에서 각종 불편이 발생했던 만큼 내년부터는 현재 운영하는 소진공 내부 기금 시스템을 개편한다. 이와 동시에 온라인 방식의 비대면 융자 지원을 위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비대면 방식을 적용하려면 단순 입력보다는 정성적 평가 부분에서 정확한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 단순히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넘어 이를 기술과 알고리즘으로 개선하는 데 많은 공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체인 기술도 활용한다. 소진공 직접대출이 아닌 시중은행 대리대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다. 시중은행을 통해 접수된 정책자금대출 신청 내용을 블록체인을 통해 즉시 공유, 은행과 소진공 간 상호간 확인서 발급 등이 즉각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한다. 소진공은 이를 통해 대출 신청부터 최종 자금이 나가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는 신용보증재단 및 지역보증재단의 보증서 발급과 실사 등의 절차가 필요한 만큼 대리대출의 경우 지역신보 방문 등의 대면 절차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소진공 관계자는 “대리대출 과정에서도 적어도 소진공을 직접 방문하는 절차를 최대한 줄이도록 할 것”이라며 “사회 전반 '언택트' 흐름에 맞춰 소상공인 지원도 내년부터는 비대면 방식으로 대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