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쉐보레가 국산차와 수입차로 나눠 제품을 알리는 투트랙 브랜드 전략을 선언한지 1년 만에 수입차 시장 '톱5'로 올라섰다. 미국 본사로부터 수입·판매하는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전기차 '볼트 EV'가 잇달아 선전하면서 수입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쉐보레는 올해 1~7월 수입차 누적 판매 8456대를 기록하며 전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쉐보레가 지난해 8월 KAIDA 회원사 가입을 신청한지 1년 만이다. 쉐보레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에 이어 수입차 메이저 브랜드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현재 쉐보레가 국내에 판매하는 제품 11종 가운데 5종이 수입차다.
수입차 판매를 견인한 건 지난해 여름 출시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다. 수입차 시장에서 유일한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는 올해 들어 누적 판매 3552대로 모델별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트래버스는 2657대로 누적 판매 10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트래버스는 427대를 팔아 수년째 동급 1위 자리를 지키던 포드 익스플로러(402대)를 앞지르는 이변도 연출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를 등에 업은 볼트 EV 판매도 꾸준하다. 볼트 EV 올해 누적 판매는 1361대로 KAIDA 회원사가 아닌 테슬라 모델을 제외하면 수입 전기차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쉐보레가 수입차 시장 공식 데뷔 1년 만에 괄목할 성과를 낸 것은 수입차이면서도 전국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쉐보레 전국 정비 네트워크는 432개로 다른 수입차 브랜드보다 10배 이상 많다.

동급 수입차보다 제품 자체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우수한 편이다. 쉐보레는 콜로라도를 3855만~4350만원, 트래버스를 4520만~552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미국 현지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트래버스의 경우 6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동급 익스플로러보다 기본형 기준 1500만원가량 저렴하다.
쉐보레 내수 판매도 상승세다. 수입차 판매 확대와 국산 신차인 트레일블레이저 투입으로 쉐보레 올해 누적 판매는 4만8080대를 기록, 전년 동기(4만2352대) 대비 13.5% 증가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이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경쟁이 치열한 수입차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수입차는 물론 앞으로 국내에서 생산할 차세대 신차에 대한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해 국내외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