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육성넘어 엑시콘 정책까지 갖춰야”...스타트업 회수 시스템 보강필요

“유니콘 탄생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니콘에서 엑시트한 '엑시콘(Exitcorn)'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엑시콘을 배출하는 정책도 잘 갖춰나가야 합니다. ”

유효상 숭실대 교수는 “스타트업도 엔딩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며 유니콘 발굴을 넘어 엑시콘 시각으로 스타트업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2013년 미국의 벤처투자자 에일린 리가 첫 사용한 이후 전세계 상식 용어가 됐고,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혁신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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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숭실대 교수

유니콘은 회사 설립 이후 평균 5년 이내에 빠르게 성장해 기업가치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린다. 다만 기업 가치 1조원대를 인정받더라도 적자일 수는 있다.

유 교수는 “유니콘은 미완성 기업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상장이나 인수·합병(M&A) 등으로 공개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로 부터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야 비즈니스 모델도 검증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콘에서 엑시콘으로 넘어가는 평균 기간은 2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엑시콘이 된 배달의민족의 경우에도 2018년도 12월에 유니콘으로 등재된 이후 2019년 말 인수합병으로 엑시트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 배달의민족에 대한 평가는 현재까지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엑시트에 성공한 만큼 충분히 박수 쳐줄 일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그는 “유니콘이 된 이후 고속 성장하지 않고 계속 '영원한 유니콘'으로만 남는다면 좀비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국내에서도 이미 그러한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엑시콘 수는 M&A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다. M&A를 통한 엑시콘 기업수(2020년 2월 기준)로는 미국이 91개, 중국이 61개다. IPO로는 미국 105개, 중국 54개로 절반정도 차이가 난다. 유니콘 수로는 중국이 1등, 미국이 그 뒤를 차지하고 있다. 3위권 밖은 기업수로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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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K-유니콘 성장단계 및 사업별 지원현황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2022년까지 20개 유니콘을 육성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으나 올해 유니콘 기업 탄생이 멈췄다. 이를 두고 유니콘 버블, 허상 등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 교수는 “나스닥 상장 기업의 85%가 적자 기업이지만 우리나라는 흑자 기업만 상장할 수 있다”며 “코스닥, 코넥스 상장제를 글로벌 기준으로 개편하고, 시장 가격과 관계없이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팔 수 있는 풋옵션을 도입하는 등 회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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