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동안 확진자 1000명 육박
제조업종 감염자 발생땐 치명타
방역 수준 강화하며 선제 대응
재택근무·비대면 업무로 전환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산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닷새 동안 1000명에 육박하며 전국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정부는 방역 수준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 대유행으로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국내 2차 대유행이 가시화되면 내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6명 발생했다. 지난 14일부터 매일 신규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로 증가하면서 닷새 동안 99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교회, 카페, 음식점, 직장 등 여러 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2차 감염이 연쇄적으로 이어져 대규모 재유행 초기 단계로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주가 수도권 집단감염이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진행될지 결정짓는 분수령”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제조업종은 사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방역 수준을 강화하며 대비하고 있다. 선제 대응 차원에서 재택근무로 재전환하거나 업무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울R&D캠퍼스와 화성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방역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사내외 방역조치를 철저히 이행하며 임직원들에게 개인위생과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LG 역시 건물과 사업장 외부 방문객의 보안 게이트 출입을 제한하고, 사업장 간 출장과 국내 사업장 간 이동을 위한 셔틀버스 운영을 자제하도록 했다. 50명 이상이 모이는 단체행사나 집합교육도 제한하고, 10명 이상의 대면회의도 제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23일까지 일주일 동안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KT도 23일까지 필수 근무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지난달 7일 정상 출근으로 전환한 카카오도 14일 무기한 원격근무에 들어갔다. 네이버도 일주일에 이틀은 회사에 출근하고 사흘은 재택 근무하는 순환 근무제를 도입했다. 넥슨은 지난주 나흘 출근과 하루 재택근무 체제(4+1)를 시행하다 다시 사흘 출근, 이틀 재택근무 체제(3+2)로 돌아왔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까지 '전사 순환 재택 근무제'를 운영한다.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으로 번지고 방역 수준이 강화돼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 경기 반등을 기대해 온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19일 자정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지역에 인천을 추가하고 수도권 교회의 오프라인 예배를 금지하기로 했다.
유통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적자를 내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영업에 차질을 빚으면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수도권 중심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연쇄 휴점도 다시 촉발될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국내 매출 1위 점포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약 5개월 만에 확진자 방문으로 조기 폐점했다. 신라스테이 서대문점과 천안점도 잇달아 임시 휴점하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호텔업계에도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고객 감염 우려 최소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코로나 재확산에 대응해 점포별 방역 횟수를 두 배로 늘렸다. 이마트 역시 직원 개인위생 점검을 비롯해 매장 내 방역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e커머스와 TV홈쇼핑 업체도 감염 우려 최소화를 위해 일제히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달 31일까지 전 직원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롯데홈쇼핑, CJ ENM 오쇼핑, GS홈쇼핑도 이날부터 생방송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바로 지금이 코로나19 방역의 중대 기로”라면서 “현재 단계에서 통제와 억제를 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로 격상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