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 집단휴진을 하루 앞둔 13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거듭 요청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오늘이라도 대화의 장으로 나와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의대정원 문제는 정부와 논의해야 할 의료제도적인 사안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와 아무 관련이 없는 문제”라며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는 진료 중단을 통해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행동은 국민 신뢰와 지지를 얻기 힘든 만큼 환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극단적인 방식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계 단체 휴진에 따른 진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위중한 환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박 장관은 “병원협회 등에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고 휴진당일 진료 연장과 주말 진료가 이뤄지도록 조치했다”면서 “휴진 당일 진료하는 의료기관을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각 시도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며 응급의료포털과 앱을 통해 응급 진료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복지부와 시도에 24시간 비상진료상황실을 마련해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만약 일부 지역별로 휴진하는 의료기관이 많아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해당 지역 보건소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10년간 4000명 늘리는 방안을 발표하자 개원의 위주의 의협은 강력히 반발하며 14일 집단휴진을 예고한 상태다. 의협은 현재 전공의와 전임의, 임상강사, 교수전공의 등에게도 휴진 참여를 요청하고 있어 진료 공백이 우려된다. 지난 7일에는 전공의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집단휴진했다.
박 장관은 의대 정원 확충은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의사협회가 지향하는 목표에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협을 비롯한 의사단체들은 지역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의료 전달체계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도 이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의사의 수를 확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지역과 필요한 진료과목에 의사 정원을 배치할 것이며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 수련 환경을 함께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역에서 의사들이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지역별 우수병원을 육성하고 지역 가산 등 건강보험 수가 가산을 포함한 다양한 재정적, 제도적 지원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