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 우려로 은행들이 충당금을 더 쌓으면서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조5000억원(17.5%)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채무불이행에 따른 부실 가능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은행들이 충당금을 더 적립한 데 따른 것이다.
올 상반기 국내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12조8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2조6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약 3조3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조원 늘면서 영업이익이 11조3000억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이 예상되고, 대내외적으로 실물경기가 침체되면서 은행들이 채무불이행에 따른 부실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더 쌓으면서 비용이 발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이익 원천인 이자이익은 20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9억원 줄어들었다. 하지만 4개 반기 연속 20조원대를 유지했다.
순이자마진(NIM)은 0.17%포인트(P) 하락했지만, 대출 확대 등으로 운용자산 규모가 9.6% 커지면서 작년 수준의 이자이익을 유지했다.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NIM은 저금리 기조 속에 작년 1분기부터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2분기에는 1.42%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3000억원(7.9%) 늘었다. 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3000억원 늘었고 환율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도 3000억원 더 거뒀다. 다만 신탁 관련 이익은 영업 위축 등으로 2000억원 줄어들었다.
국내은행의 상반기 총자산수익률(ROA)은 0.49%,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68%로, 작년 동기(0.65%·8.37%)보다 각각 0.16%P, 1.69%P 낮아졌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