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패스트트랙 단축 법안 개정
통합당 후보추천위원 선정 압박 관측
늦어도 9월 정기국회 조기출범 의지
지지율 하락…당 내부 속도조절론도

부동산법 통과로 갈등을 겪었던 여야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권력기관 개혁을 놓고 2차 충돌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선임 요청에도 미래통합당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이 법 개정 카드까지 꺼내들지 관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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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첫 본회의. 연합뉴스.>

10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기간을 단축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패스트트랙 기간은 최장 330일이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를 120일로,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75일로 단축하는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수처 출범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이 계속 후보추천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 법을 개정해 그 권한을 삭제하거나 다른 당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기간 단축과 공수처법 개정의 관계에 선을 그으면서도 통합당 압박 입장은 유지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긴급하다고 해서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았는데 330일이 걸리면 '슬로우트랙'”이라면 “신속하게 안건을 처리하자는 취지에 부합하도록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통합당도 내부적으로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물색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공수처법 위헌법률심판 결론이 우선 나와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어서 실제 후보추천위 선정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민주당이 국회법,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운영규칙 제정안 등 공수처법 후속 3법을 단독 강행 처리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관심은 민주당이 법 개정으로 야당 교섭단체의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2인 선임권을 바꾸느냐 여부다. 공수처장 선임은 후보추천위원 7인 중 6인의 동의가 요구돼 야당 교섭단체 2인 중 1인 이상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당은 8월 결산국회와 9월 정기국회를 통해 반드시 공수처를 출범시킨다는 목표다. 진 의원은 “공수처법는 7월 15일에 정식 출범했어야 하는데, 통합당이 추천위원을 선임하지 않아 계속 미뤄진다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강공 의지를 내비쳤다. 176석을 활용한 법 개정 강행을 시사한 것이다.

변수는 계속 하락하는 민주당 지지율이다. 민주당은 최근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부동산법 처리 강행 이후 20~30대와 여성 지지율이 하락 중이다. 당 내부에서도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다. 공수처 출범을 비롯해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부동산법 처리와는 달리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통합당도 민주당이 법 개정 카드를 쓰기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통합당도 내부적으로 후보추천위원회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이 공수처 조기 출범 목표만 의식해 법 개정에 나서기 보다는 여야 협의로 문제를 풀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