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 탄생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어떤 벤처기업이 차기 유니콘에 이름을 올릴지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투자 심리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에 힘입어 e커머스 기반의 플랫폼 기업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2일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2번째(미국 CB인사이트 기준) 유니콘 후보군으로 마켓컬리, 직방, 번개장터, 마이리얼트립 등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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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업 가치로는 우리나라 최초로 새벽배송을 시작한 마켓컬리가 유니콘에 가장 근접해 있다. 지난 5월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E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다. 국내 유명 VC 다수가 투자에 참여했다. 다만 기업 가치 1조원에 약간 못 미치는 9000억원대로 인정받아 아쉽게 유니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마켓컬리는 지금까지 1년 단위를 주기로 투자 라운드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연내 유니콘 등극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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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유니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 온·오프라인연계(O2O) 업계 직방은 올 하반기에 유니콘 대열 합류를 기대할 만하다. 현재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7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으로 성장이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프롭테크(정보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확대에 나서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직방은 기업주도형벤처캐피털(CVC) 브리즈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고,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다양한 프롭테크 분야 기업에 투자를 확대, 관련 시장의 판을 키워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직방은 매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이는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성장통으로 볼 수 있다”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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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분야에서는 모바일 중고 마켓 번개장터가 56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차기 유니콘 탄생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번개장터는 개인화 상품 추천, 안심 결제 서비스 번개페이를 출시하며 지난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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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 로고>

이 밖에도 국내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이 최근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총 432억원의 투자를 깜짝 유치했다. 누적 투자 824억원이다. 구체적 기업 가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랜선투어 등 파격적인 비대면 여행 상품을 출시하면서 '코로나 이후의 여행'을 새롭게 정의해 나가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서던 VC들이 올 하반기에는 '뭉칫돈'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정부도 유니콘 발굴에 적극적이어서 하반기 유니콘 추가 탄생의 기대감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전자신문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57개 VC 팀장급 이상 심사역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중복 응답 포함)에서 코로나19 이후 눈에 띄게 투자가 늘어날 유망 기술 분야로 스마트 헬스케어(63.2%), 인공지능(59.6%)이 꼽혔다. 그 뒤를 △클라우드(50.9%) △5G(47.4%) △스마트공장(38.6%) △핀테크(36.8%) △가상현실·증강현실(35.1%) △사물인터넷(31.6%) 등이 이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