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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로 2학기에도 원격수업·등교수업 병행은 거의 확정적이다. 1학기에는 갑작스러운 팬데믹으로 준비 없이 원격수업을 시작한데다 실습 등 많은 부분을 미뤄두기까지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학년에 따라서는 원격수업이 등교수업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준비가 안된 탓에 여전히 문제가 많다.

수행평가가 가능하도록 실시간 양방향 수업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된다. 와이파이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위한 추가경정예산도 확보한 만큼 인프라 구축은 빠르게 추진될 전망이다. 대학에서도 미뤄온 실습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 개발이 더딘데다 2차 유행까지 고려한다면 2학기와 장기 계획을 함께 수립해야 하는 시점이다.

◇교육격차 해소, 원격·등교수업 연계와 부담 해결 급선무

원격수업 덕에 코로나19 상황 속에도 교육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교육격차는 심화됐다는 것이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지적이다. 저학년은 원격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의 도움에 따라 학습 성취 차이가 벌어졌다. 초등학교 3학년생 딸을 둔 A씨는 원격수업 중 내주는 과제를 번번이 놓쳐 저녁이면 아이가 들었던 수업을 다시 들으면서 과제를 챙겼다. 실시간 양방향 수업은 아예 부모가 함께 듣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부모의 도움이 가능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 격차는 벌어졌다. 중고등학교에서도 교사들이 일일이 원격수업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지 여부를 챙기기 힘들어 방치된 경우도 많다. 중위권이 사라지고 하위권만 늘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학 중에는 우선적으로 뒤떨어진 학력을 보정하는 것이 과제다. 방학 중에 기초학력을 보정한다고 해도 2학기에 벌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다.

실시간 양방향 수업 확대하는 방안을 찾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동영상 강의식의 수업은 학생들이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교사가 그나마 학생들의 상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실시간 양방향 수업이 대안으로 꼽힌다.

원격수업 자료를 재사용하는 것이 힘든 초등학교도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초등교사는 교과보다는 담임 위주이다보니 등교수업 준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 원격수업 자료를 만든다고 해도 한번 사용한 후 재사용이 힘들다. 반복되면 시간 제약에 따라 학습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학교 차원에서 교사들의 부담을 덜면서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등교수업 시간에 원격수업에서 진행한 과정을 복습하다보니 진도를 맞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교사들은 행정 부담도 우려한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1학기에는 원격수업 준비와 방역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수업 외의 행정부담은 주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등교수업을 진행하면서 실험 기자재 구입이나 각종 통계조사, 방학 중 가능한 공사에 대한 준비 등 행정부담도 시작됐다.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관리 능력까지 갖춰야

한국판 뉴딜을 통해 앞으로 모든 초중고 교실에는 와이파이가 구축될 전망이다. 노후 PC와 노트북도 교체된다. 학내망이 불안정해 실시간 양방향 수업을 할 수 없었던 문제는 해결될 전망이다. 앞으로 고교학점제를 하는 데에도 원격수업이 필요한 만큼 기본적인 인프라는 구축하겠다는 것이 것이 정부의 의지다.

하지만 시설만 갖춘다고 원격수업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고 할 수는 없다. 이를 관리할 인력이나 설비가 필수다.

B학교에서 과학정보부장을 맡고 있는 C교사는 “원격수업 때문에 컴퓨터 사용은 늘어나는데 학교에서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력이 없다”면서 “외주업체가 방문하는 식으로 해결하는데 관리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정보부장을 맡고 있는 교사들은 IT를 잘 알거나 전공을 해서인 경우가 아니다. 젊다는 이유로, 때로는 게임을 잘한다는 이유로 정보 담당 교사를 맡기기도 한다. 그만큼 학교 내에 IT 전문가가 없기도 하지만, 중요성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던 탓이다.

테크 기반 미래학교로 꼽히는 창덕여중도 모든 학생이 태블릿PC를 사용하고, 모든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테크센터가 있기에 가능했다.

◇민간 기술 적극 활용의 장 열어야

당장 2학기 원격수업 문제를 해결하는데 민간의 지혜를 끌어모아야 한다. 태블릿PC 관리 문제도 담당자가 있어야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 원격관리시스템이나 보안 패치 등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학내망도 와이파이만 구축해서는 같은 문제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사용량이 갑자기 늘어 네트워크 끊김 현상이 발생할 때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면 장비를 설치해도 활용하기 힘들다. 원격에서 트래픽을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교육부는 네트워크 원격관리가 가능한 SDN 기반의 학내망 개선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했으나, 결국 예산 부담으로 교육청 자율에 맡겼다.

콘텐츠 저작권 문제도 민간 콘텐츠 활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저작권에 대한 비용도 문제지만, 저작권 침해 여부도 교사들에게는 헷갈리는 부분이다. 몇 달 안남은 기간이긴 하지만, 민간의 기술과 지혜로 당장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1학기 원격수업을 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이나 문제가 됐던 부분을 해결하는데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민간의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장이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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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