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전지, '코발트' 없는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세계 최초 개발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를 전혀 쓰지 않는 '5V급 코발트 프리' 상용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코발트 프리 양극재 개발뿐 아니라 실제 공급선까지 확보해 시장성까지 검증을 앞둔 상황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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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진 탑전지 대표(가운데 왼쪽)와 유성운 유로셀 대표가 양극재 공급계약 체결 후 양사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로 니켈·코발트·망간(NCM)을 핵심으로 한 양극재를 쓰는데, 이 가운데 코발트는 가격이 가장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광물이다. 이에 테슬라를 비롯한 GM이나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셀 업체까지 코발트 비중을 줄인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전문기업 탑전지(대표 노환진)는 코발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가격경쟁력과 높은 에너지 밀도·안전성을 갖춘 '망간계 5V급 고전압 양극활물질' 개발을 완료하고, 배터리셀 업체인 유로셀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유로셀은 연말부터 이 소재를 활용한 배터리를 배달용 전기스쿠터에 우선 탑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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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전지 연구원들이 연속 소성로에서 코발트 프리 양극재를 시생산하고 있다.

보통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는 니켈(N)·코발트(C)·망간(M)이 주성분으로 6:2:2 혹은 8:1:1 비율로 완성된다. 그동안 배터리 업계는 코발트 함량을 줄이고, 니켈 함량을 80% 이상 높이는 형태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 등 한계로 기술 고도화에 제약이 있었다.

이 가운데 탑전지가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는 5V급 망간계 스피넬(Spinel·첨정석) 구조 기술로 값싼 망간의 비중을 75%로 높이고, 니켈은 25%로 낮췄다.

또 그램(g)당 배터리 용량 135㎃h에, 평균 방전전압이 4.7V로 높고, 안전성이 뛰어나서 화재 위험성 적다. 여기에 폐수가 발생하는 복잡한 전구체 공정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제조 공정 단순화에 따른 생산성도 뛰어나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망간·니켈 기반의 5V급 스피넬은 그동안 이론으로 존재했던 차세대 고전압 활물질로 직병렬이 많은 전기차 등 대용량 배터리로 유용하다”며 “고전압용 전해질 및 첨가제 등이 함께 조합을 이룬다면 '코발트 프리', 저 니켈계 활물질로 높은 경쟁력을 갖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탑전지가 실제 공급선까지 확보한 만큼, 단순 상용기술 확보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노환진 탑전지 대표는 “탑전지는 과거 15분 만에 충방전이 가능한 3세대 리튬인산철 전지를 개발한 이후 '고발트 프리' 고용량 양극재 개발에 집중한 결과 세계 최초로 5볼트급 망간계 양극재 개발, 공급계약까지 맺었다”며 “유로셀과 신뢰있는 공급실적을 쌓은 이후, 국내외 배터리셀 업체로 공급선 확보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6월 기준 코발트 현물가격은 톤당 2만9000달러다. 이는 니켈의 2.5배, 망간의 25배에 달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엘사 올리베티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코발트 수요는 24만~43만톤, 생산량은 32만~46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세계 코발트 물량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올해 초부터 코발트 시장에 대한 국가 독점을 강화하면서 공급난이 더욱 심화될 양상이다. 콩고는 코발트 광산에서 아동 노동 착취가 자주 발생하면서 코발트가 '분쟁 광물'로 지정, 국제 거래에서 제한을 받기도 했다.


【표】리튬이온계 양극재 종류

탑전지, '코발트' 없는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세계 최초 개발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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