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OTT 서비스 법·정책 논의...'국산 OTT 힘 보태야'

“미국의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강세입니다. 각국에서 토종 OTT가 나왔지만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우리도 대비책이 필요합니다.”

16일 쉐라톤 팔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IITP 정보통신기술(ICT) 기술과 법·정책 포럼'에서는 국내 OTT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원장 석제범)이 'OTT 서비스 확산에 따른 기술, 법·제도 이슈'를 주제로 연 행사다. IITP는 지난 5월 새로운 모빌리티를 다루는 법·정책 포럼을 연 바 있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은 첫 번째 발제에서 글로벌 OTT의 강세가 '무서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런 강세가 국산 OTT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기존 방송이나 IPTV도 압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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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이 16일 열린 IITP ICT 기술과 법정책 포럼에서 글로벌, 국산 OTT에 대해 분석하는 모습

이 실장은 “미국 글로벌 OTT와 우리의 모든 미디어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대로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웨이브(wavve)도 동남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글로벌 OTT를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이 쉽지 않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 실장은 이럴 때 일수록 OTT에 대한 규제는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OTT 규제를 유료방송 수준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우리가 글로벌 OTT를 상대하려면 규제를 풀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상원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규제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수평적인 규제체계를 도입하는 것을 생각해야한다”면서도 “앞으로 2~3년 정도는 규제보다는 강한 조력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제 살 깎아먹기는 막아야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국산 OTT가 글로벌 OTT와 다른 '차별성'을 갖추도록 도와야 하고, 한류 확산 진흥책과 OTT 해외 진출을 연계하는 것도 방안으로 거론했다. 정부가 '디지털 뉴딜'을 표방한 만큼 강하고 속도감 있는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도 전했다.

OTT에 대해서도 하이브리드형(기존 가입형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더한 형태)을 기반으로 진화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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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토론 참석자들 모습

뒤이은 지정토론에서도 OTT 규제 관련 의견이 나왔다. 박광배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OTT에 대한 규제는 사전적인 것이 아닌, '있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해 사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며 규제의 영역과 방식을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준우 IITP 방송콘텐츠 PM은 OTT 이용자의 수용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기존 규제를 관성적으로 OTT에 적용한다면, 그동안과 같은 사용을 원하는 OTT 이용자가 반발할 수 있다”며 “규제 논의에 이용자 관점을 고려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이 국산 OTT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현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AI 활용 플랫폼 고도화, 클라우드 기반 자동 화질 변환 등 다양한 고도화 기술이 국산 OTT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엽 포럼 공동위원장(고려대 교수)은 개회사에서 “OTT는 세계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큰 이슈거리”라며 “이번 포럼이 국내 OTT 경쟁력을 강화하고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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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사를 전하는 석제범 IITP 원장

석제범 IITP 원장은 “정부의 뉴딜 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혁신적인 융합 서비스가 우리 생활에 정착되도록 관련 법과 제도 이슈를 고민하는 자리가 절실하다”며 “이번 포럼으로 OTT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됐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IITP ICT 포럼은 ICT 혁신기술의 경제·사회적 활용·확산위 한 소통의 장이다. 기술, 정책, 법·제도 핵심이슈를 다룬다. ICT 분야 산학연, 법무법인 전문가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석제범 IITP 원장과 이성엽 고려대 교수가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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