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 추경 통해 총 3000억원 편성
월 평균 600억…누적 116만건 돌파
11개 품목 환급 지원 조기소진 임박
기재부 "내년 예산 편성 확답 일러"

Photo Image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이 하루만에 20억원을 소진할 정도로 인기가 급증했다. 으뜸효율가전 환급 사업 혜택이 입소문을 타고 정부가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행사로 인해 신청건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서울 용산 전자랜드에서 고객이 으뜸효율가전을 살펴보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액'이 빠른 속도로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보완 측면에서도 '내수 진작책'과 '제조업 살리기'를 위한 추가 재원 마련이 요구된다. 으뜸효율 가전 환급 사업은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시 구입 금액의 10%를 환급하는 제도다. 현재 구매 환급이 적용되는 품목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의류건조기 등 11개다.

정부는 1·3차 추가경정예산에서 각각 3000억원, 총 600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국회는 1500억원씩 예산을 삭감했다. 올해 예산 3000억원만 최종 편성됐다. 3차 추경안 감액 규모 672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이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예산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여당은 예산 삭감 이유로 “대기업에만 수혜”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생산 과정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하청업체인 중소·중견기업이 이득이다. 환급예산에 포함된 전체 11개 품목 가운데 5개는 중소·중견기업의 주 생산 품목이다. 또 대기업 생산 6개 품목의 63% 이상 부품 생산을 중소·중견기업이 맡고 있다.

그럼에도 재원은 곧 소진될 가능성이 짙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7일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신청 금액은 1450억원으로 6일 1430억원보다 약 20억원 증가했다. 신청 건수는 116만2153건으로 6일 114만6576건과 비교해 1만5577건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23일~6월 18일 으뜸효율 가전 월 환급 금액이 평균 500억~600억원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3차 추경에서는 추가 품목으로 포함된 의류건조기 구매 수요, 겨울을 앞두고서는 김치냉장고 수요 상승이 예상된다.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9일 “9월 초까지 내년도 예산 편성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면서 “아직 관련 사업에 대한 예산 편성 여부를 말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최대 30만원의 환급이 소비심리 자극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비대면 소비가 가능한 데다 전력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로 전기요금 절약 효과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제조업은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7개 국내 가전제품 제조업체의 으뜸효율 환급 대상 가전제품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배 증가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소비 진작책을 두고 대기업 특혜 논리는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시장에서 수요가 있고 제조업계에서 대기업부터 협력사를 지원하는 데 효율이 높다면 내년도 예산 편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변상근기자 공동취재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