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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신규 서비스 출시를 위해 사업자는 데이터를 이용한 치밀한 마케팅 전략과 홍보 등 준비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그동안 노력이 100% 반영돼 결과물로 보여 주지 못할 때가 많다. 그만큼 시장 반응은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복잡도가 높은 온라인 시장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때가 많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지난 해 디즈니플러스, 애플TV+ 그리고 올해 퀴비(Quibi), HBO맥스가 시장에 등장했다. 컴캐스트와 NBC가 야심차게 준비한 피콕(Peacock)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스타트업 퀴비를 제외하고 거대 미디어 회사가 오랫동안 준비해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았다.

예상 외로 선전한 디즈니플러스도 있지만

지난 4월 많은 관심 속에 서비스를 시작한 퀴비는 험난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퀴비는 미국 할리우드 아이콘 제프리 캐천버그와 미국 정보통신기술(ICT)업계 거물 멕 휘트먼이 추진한, 10분 안팎의 영상을 모바일로만 제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퀴비는 서비스 출시 이전에 17억5000만달러 투자 유치와 1억5300만달러 광고 선 판매까지 기록할 정도로 미디어업계 관심을 받았다.

기존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지 않고 10분 안팎의 쇼트폼 비디오 형식으로 제작, 이동 중에 모바일로 시청할 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또 턴스타일이라는 기술을 적용, 모바일에 맞는 사용자환경(UI)과 콘텐츠로 시청자에게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제공했다. 휴대폰을 세로 방향으로 보든 가로 방향으로 보든 시청을 방해하지 않도록 두 방향 콘텐츠를 각각 제작해서 제공하는 혁신을 보여 줬다.

출시 당시 퀴비는 OTT 전쟁에서 성공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90일 무료 서비스 기간에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은 숫자가 300만명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가운데 약 130만명이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애초 예상에 한참 밑도는 숫자로 많은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캐천버그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코로나19로 돌리고 있다. 지난 1개월 동안 사람들 대부분이 집에 머무르면서 여유 있는 시간에 굳이 휴대폰으로 쇼트폼 비디오를 소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모바일만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퀴비로서는 심각한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코로나19 때문일까. TV와의 통합을 제외한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모바일 전용 OTT로 출발했지만 최근 애플과 크롬캐스트에 이어 로쿠나 아마존 화이어와 협력을 추구하는 것과는 대조적 결정이다.

퀴비를 TV, 인터넷, 소셜미디어로부터 담을 쌓게 한 구시대 접근 방식이 상황을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다.

다른 분석은 퀴비가 자체 제작 콘텐츠는 기존 시청자에게 맞췄음에도 콘텐츠 소비 메커니즘은 젊은 층에 주력했다. 그러나 젊은 층이 선호하는 어떠한 양방향 요소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건 문제다.

뚜렷한 목적 없이 올드미디어 마인드를 뉴미디어의 새로운 틀에 그저 대입시킨 것처럼 느껴진다는 혹평도 있다. 스트리밍 산업에서는 콘텐츠도 기술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시청자와 관계를 맺은 툴임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두고 볼 일이다.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난 가입자, 실망한 광고주,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코로나19 확산 등 많은 문제가 퀴비 앞에 놓여 있지만 캐천버그는 모든 사람이 'no'를 볼 때 자기는 'on'을 볼 뿐만 아니라 'no'라는 단어를 모른다고 했다. 성공에 대한 확신에 차 있다.

캐천버그의 확신에도 전문가 비평과 시장 반응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올드미디어 마인드 대 뉴미디어 틀'을 고려해야 한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