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프탈레이트계 4종 사용 금지
TV부터 헤어드라이기까지 널리 사용
규제 어기면 과태료 최대 3000만원
중소·중견기업 "재고 많아 대응 부담"

내년 1월부터 전자제품에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유해성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규제를 어기면 과태료가 최대 3000만원이다. 프탈레이트는 현재 가전 전원 코드부터 냉장고 소음 방지 고무, 충전용 케이블 등에 사용된다. TV, 냉장고, 세탁기 같은 대형 가전부터 헤어드라이기 같은 소형 가전에 이 물질이 널리 사용되고 있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프탈레이트계 유해물질 4종을 전자제품 제작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프탈레이트는 동물이나 사람의 생체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는 내분비 교란 물질이다. 사용이 금지되는 물질은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부틸벤질프탈레이트(BBP),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디이소부틸프탈레이트(DIBP) 등 프탈레이트계 물질 4가지다.

지금까지 환경부는 2008년부터 전자제품에 대해 납, 수은, 육가크롬, 폴리브롬화비페닐,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 카드뮴 등 6가지 유해물질 사용을 금지했다. 13년 만에 새롭게 사용 금지 물질을 4가지 추가하는 것이다. 이들 물질은 주로 전기코드, 충전기 케이블, 냉장고 소음방지 고무, 냉장고 문 고무패킹, 제품 내 케이블 뭉치를 일컫는 하네스, 제품 내 고무링 등에 많이 사용된다. 가전제품 대부분에 이 물질이 사용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해물질 사용 금지 대상 품목도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TV, 냉장고, 가정용 세탁기, 에어컨, 개인용컴퓨터(PC), 프린터 등 보급률이 가장 높은 26가지 인기 가전류에만 규제를 적용했다. 내년 1월부터는 헤어드라이기, 제습기, 내비게이션 등 23개 제품이 유해물질 사용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사용 불가능한 유해물질 종류를 늘리고 단속 적용 가전 범위도 확대,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환경부 조치다.

환경부는 2018년 10월 입법 예고했다. 환경부는 이르면 다음 주 안으로 재입법을 예고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해물질 4종 추가 규제 사항 등에 대한 기관 협의를 마쳤고, 다음 주 재입법 예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부터 환경부가 규제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단속 방법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

대기업은 일찌감치 대응을 완료했다. 유럽연합(EU)에서 지난해 7월부터 해당 물질 사용 규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럽 지역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삼성, LG는 2018년 하반기부터 해당 물질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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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국내 중소·중견 기업이다. 환경부에서 2018년 입법 예고를 한 사항이지만 중소업체 대부분의 대응이 늦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추가되는 제품 대부분이 중소기업 주력 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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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 업체 A사 관계자는 “이미 만들어 둔 수많은 재고 처리 문제도 있고 부품 공급망에도 큰 변화를 줘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문제까지 덮쳐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표> 가전제품 유해물질 사용 규제 변경 상황

내년 1월부터 전원코드 싹 바꿔야
내년 1월부터 전원코드 싹 바꿔야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