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현존 최고 속도를 구현하는 D램의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인공지능을 비롯해 고도화된 연산력이 요구되는 차세대 산업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개발에 성공한 초고속 D램 'HBM2E'을 10개월 만에 본격 양산한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제품은 초당 3.6Gbps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1024개 정보 출입구를 활용해 초당 460GB 데이터를 처리한다. 현존하는 D램 중 가장 빠른 속도다. 풀HD 해상도 영화(평균 3.7GB) 124편을 1초에 전송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8개 16GB D램 칩을 'TSV(Through Silicon Via)' 기술로 수직 연결, 이전 세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6GB 용량을 구현했다. TSV는 D램 칩에 미세한 구멍을 수천개를 뚫어 상층과 하층 칩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전력 소모를 50% 이상 줄일 수 있다.
HBM2E는 메모리 칩을 모듈 형태로 메인보드에 연결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났다. 칩 자체를 GPU 등 로직 칩 등에 수십 마이크로미터(㎛) 간격 수준으로 탑재한다. 칩 간 거리를 줄이면서 한층 빠른 데이터 처리를 구현하는 형태다.
회사는 딥러닝 가속기, 고성능 컴퓨팅 등 차세대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기상변화, 생물의학, 우주탐사 등 차세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연구를 주도할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초당 100경번 연산 수행이 가능한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종훈 SK하이닉스 GSM담당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 제품을 개발하는 등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기술 혁신에 앞장서 왔다”면서 “이번 양산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