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광물자원公 부채 50조원
1차 구조조정 2014년 수준에 머물러
부채 조정 없이는 기본계획 어려워
보완책 마련 '2차 혁신TF' 서둘러야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주요 자원 공기업 3곳의 부채가 여전히 50조원대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 공기업 대상의 1차 구조조정을 시작한 2014년 수준에 머물렀다. 가스공사를 제외한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6년 넘게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부채비율도 급증했다. 정부가 오는 2029년까지 수행할 자원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한 가운데 '2차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 구성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와 각 사 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원 공기업 3곳의 부채는 총 53조54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구조조정을 시작한 2014년 54조7925억원보다 적지만 자원 공기업의 부실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공기업별로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가 부채 총량을 줄였다. 그러나 광물자원공사 부채는 오히려 늘었다. 석유공사 부채는 18조1310억원으로 2014년(18조5196억원)보다 3886억원 줄었다. 가스공사도 지난해 28조9990억원으로 2014년(32조2527억원)보다 3조2537억원 감소했다. 이에 반해 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6조1433억원으로 2014년(4조202억원)보다 1조1231억원 증가했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부채 비율이 급증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부채비율이 3021%를 기록했다. 석유공사 부채비율은 2014년 221%를 기록한 뒤 2015년 453%, 2016년 529%, 2017년 718%, 2018년 2287%, 지난해 3021%로 지속 증가했다. 광물자원공사는 2014년 부채비율이 220%, 2015년 6905%를 기록한 뒤 2016년부터는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부채비율 356%로 2014년(385%)보다는 29% 줄었지만 2018년(323%)보다는 23% 늘었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2015년 이후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에도 5638억원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2조636억원 적자를 기록한 2015년보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현 추세로는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84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이 지속해서 7000억원을 넘은 것과 비교하면 손실을 줄였지만 사업 자체를 아예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2029년까지 추진할 자원개발기본계획을 세웠지만 공기업의 부채 조정 없이는 기본계획 추진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원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해외 자원 개발에서 수익을 내 부채를 줄이는 선순환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해외 자원 개발에서 수익을 계속 내지 못하는 상태”라면서 “지금과 같은 저유가 상황에서는 사업 수익을 올리기가 더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자원개발기본계획에서 자원 공기업 구조조정 이행을 우선 추진 전략으로 내걸었다. 2018년 해외자원개발 혁신TF가 권고한 안에 따른 자원 공기업 구조조정을 점검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제2차 혁신TF'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세부 추진 일정과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2차 혁신TF는 실무 안을 준비하는 단계”라면서 “일정이나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표>주요 자원공기업 재무 구조 추이
(단위: 억원, %)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