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게임사 새 먹거리 스포츠베팅 게임에 '머니상'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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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에 입성한 스포츠 베팅 게임이 중견 게임사 신규 수익모델로 떠오르는 가운데 일명 '머니상'이 새롭게 형성될 시장 진출을 노린다. 불법 환전을 통한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어 촘촘한 사후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머니상이 스포츠 베팅 게임 사업성을 검토한다. 게임사가 내놓을 스포츠 베팅 게임이 시장을 형성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스포츠 베팅 게임은 스포츠 토토를 모사한 게임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서비스할 수 없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하면서 몇몇 업체가 서비스 출시를 준비한다. 월 50만원 상한 등 웹보드게임과 동일 수준 규제를 적용받는다.

스포츠 베팅 게임은 국내외에서 이뤄지는 실제 스포츠 경기 결과가 대상이다. 게임 내에서만 통용되는 인 게임 화폐를 걸고 승패를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 게임 화폐는 이용자가 게임사에 현금 결제를 통해 얻는다. 현금으로 환전은 금지된다.

엠게임과 넵튠이 스포츠 베팅 게임에 새로 진입한다. NHN은 개발팀을 꾸리고 진입을 검토한다.

머니상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게임사 브랜드 인지도가 기존 스포츠 베팅 업체보다 높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도박이라는 이미지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스포츠 도박 매출 규모는 20조원이 넘는다. 합법 스포츠 토토 시장 3배 이상이다. 전체 불법도박 중 차지하는 비중은 25.2%로 가장 크다. 게임이 이들을 합법 테두리로 끌고 들어올 경우 유의미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2018년 미국이 스포츠 겜블링을 합법화하면서 스포츠베팅 일종인 데일리판타지스포츠(DFS) 업체 '팬듀얼'과 '드래프트킹스'는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인기 있는 장르로 검증받았다.

관계자는 “불법 도박 시장은 머니상이 관여할 여지가 없지만 합법 시장은 이들 운신 폭이 넓다”며 “언제든 진출할 조직과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기대감에 비례해 머니상 준동이 우려된다. 게임에서 환전은 불법적인 영역이다. 환금성이 생기면 도박이 된다. 자기만족이나 정복욕을 자극하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조차 환금시도가 꾸준한 상황이다. 베팅 게임은 이보다 환금 욕구가 크다. 또 월 한도 제한을 우회하기 위한 불법 매입·매매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이 단속하고 있지만 뿌리까지 완전히 잡아내기에는 그 수와 이들을 원하는 수요가 많다. 국외에 근거지를 두고 점조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정확한 규모조차 집계되지 않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양극화 시대 중견 게임사가 새로운 사업을 찾았는데 불법, 그것도 사행성과 연결된다면 바다이야기만큼이나 절망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아직 형성되지도 않은 시장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강력한 사후 모니터링과 단속, 처벌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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