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오리스 상장 후 5300배 성장
넥슨·엔씨 등 한국 대표산업으로 견인
중국 판호 규제·질병 분류 악재에도
꾸준한 R&D·인재 확보 투자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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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가 밀집한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한국 게임사의 기업 가치가 80조원을 바라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고 학부모 단체가 자녀 학습 장애물로 지목하는 등 각종 악재와 규제, 중국 판호 이슈까지 겹쳤음에도 성장세를 이어 갔다.

게임사가 모바일 게임 연구개발(R&D)에 투자했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언택트(비대면) 열풍이 더해진 결과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에 적을 둔 게임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67조원을 돌파했다. 2000년 6월 이오리스가 공모가 기준 151억원으로 코스닥에 게임 업체 최초로 이름을 올린 이후 20년 만에 4437배 이상 성장했다.

한국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3N 중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이달 나란히 시총 20조원을 돌파했다. 넥슨은 업계 최초로 25조원까지 돌파했다. 현대차나 LG생활건강보다 높고, 삼성SDI 다음 수준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어비스(2조8500억원)는 바이오주 강세 속에서도 시총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상장사의 기업 가치와 상장 작업을 하고 있는 기업 가치를 더해 게임 업종 합산 기업 가치가 8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달 초 현대차 그룹 시총이 80조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산업을 이끄는 대기업 집단에 비견될 정도로 게임 산업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2000년과 비교하면 약 5300배 성장이다.

현재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RPG·티쓰리엔터테인먼트·클로버게임즈·엔드림 등이 상장 뜻을 직간접 내비치고 상장 예심 청구,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작업,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등을 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RPG는 각각 2조원, 10조원, 5조원으로 평가된다.

게임사 시가총액 상승은 꾸준한 인재 확보와 R&D 결과다. 게임사는 상품성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인재 영입을 지속해 왔다. 넥슨은 2017년 4263명이던 인력을 2020년 1분기 5210명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넷마블 역시 4000명에서 6000명, 엔씨소프트는 2902명에서 3371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펄어비스는 203명에서 832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상장사 전체 직원 수는 40% 가까이 늘었다.

정부가 올해 일자리 예산으로 25조8000억원을 책정하는 등 매년 수십조원을 투입해 고용 창출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고용 효자 노릇까지 수행한 셈이다.

비대면 산업이 주목받는 점 역시 기업 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게임 이용 시간이 증가했다. 비대면·디지털 여가문화인 게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계 증권업계 관계자는 24일 “주가는 미래 기업 가치와 향후 한국 경제·산업을 이끌어 갈 주자를 반영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라면서 “게임 산업이 뉴노멀, 그린뉴딜, 언택트 등 새 지형에서 한국 경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2000년 첫 상장한 이오리스와 현재 상장 40개사 & 상장 예정사 시총 비교

게임사 '폭풍 레벨업'…기업 가치 80조 육박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