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도전한다.
유 본부장은 24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식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역대 세 번째 WTO 사무총장 도전이다. 1994년 김철수 상공부 장관과 2012년 박태호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동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등 주요 국제기구에 한국인 출신 수장이 나왔으나, WTO 사무총장은 배출하지 못했다.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에 선출되면 한국인 최초이자 WTO 첫 여성 사무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WTO 수장은 세계 무역 체계를 조율한다. 유 본부장이 WTO 수장에 선출되면 국제 통상무역 분야에서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등록은 다음달 8일까지다.
유 본부장이 후보 등록을 하면 현재까지 총 5명이 출사표를 던지게 된다. 멕시코 헤수스 세아데 외교부 북미외교 차관,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백신면역연합(GAM) 이사장, 이집트 하미드 맘두 변호사,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주제네바 몰도바 대사가 후보로 나선다.
후보자로 지명되면 3개월간 회원국을 대상으로 선거 캠페인을 한 뒤 나머지 2개월간 후보자를 1명으로 압축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WTO 일반 이사회 의장이 164개국 회원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지지도가 가장 낮은 후보가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최종 단일후보자를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방식으로 뽑는다.
유 본부장은 서울대 영문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했다. 1995년 통상산업부가 선발한 첫 번째 여성 통상 전문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 당시 서비스·경쟁분과장을 맡았다. 2018년 1월 통상교섭실장으로 임명됐다. 1948년 산업부 전신인 상공부가 설립된 이래 산업부에서 70년 만에 처음으로 1급 여성 공무원으로 발탁됐다. 산업부 첫 여성 차관급 공무원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