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화관법 준비하는 SK하이닉스 공장 가보니…'중복 업무 줄이고, 안전도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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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에서 안전관리복을 입은 안전관리요원이 24톤 탱크로리에서 화학물질을 저장탱크로 옮기고 있다.

10일 방문한 SK하이닉스 청주 공장. 뜨거운 열기에도 24톤 탱크로리가 분주하게 화학물질을 공급하고 있었다. 황산, 과산화수소, 암모니아, 질산 등 화학물질 12종을 공급하는 현장이다. 여기서 공급하는 화학물질은 반도체 작업 중 주로 세정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청주공장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저장장치인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곳이다. 12종 화학물질을 실은 탱크로리가 하루에도 수십 차례 상하차 작업이 이뤄진다. 4종의 유해화학물질을 비롯한 화학물질을 다뤄 자칫 실수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다.

정정희 SK하이닉스 화학물질안전팀장은 “청주공장의 화학물질 공급실은 작업중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안전 요원을 배치했다”면서 “화학물질 사고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최첨단 시설을 갖춰 작은 사고도 일어나지 않을 만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은 올해 정부가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개정하면서 실제 기업의 업무 효율성이나 안전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환경부는 지난 3월 3일 화관법을 개정하며 장외영향평가서와 위해관리계획서를 '화학사고 예방관리 계획서'로 통합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4월부터 시행된다.

정 팀장은 “평가서와 계획서를 통합하면서 만들어야 할 보고서와 소요 기간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유해화학물질 관리 공정 내용, 화학약품 종류, 예방 계획 매뉴얼, 사고 대응 계획 등을 담아야 하는데 중복되는 내용이 있어 이를 통합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의 경우 3000~4000쪽 분량 보고서를 5년마다 두 권씩 제출해야 했다. 이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두 달 넘게 걸리던 작업 기간도 한 달 정도로 단축될 것으로 에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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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에서 안전관리복을 입은 안전관리요원이 24톤 탱크로리에서 화학물질을 저장탱크로 옮기고 있다.

유해화학물질 상하차 작업시 관리자 한 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규정도 완화됐다.

정 팀장은 “청주 공장의 경우 하루에도 수십대에 이르는 탱크로리가 공급되면서 자격을 갖춘 팀장 한 명이 이를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업무 과중으로 오히려 사고 위험성이 컸다”면서 “상하차 작업시 관리자 외에도 안전교육 이수자가 참여 가능하게 한 점도 개선됐다”고 전했다.

화학물질 저장탱크 간 이격거리 1.5m와 화학물질이 누출돼도 이를 막아주는 방류벽 설치 규정도 완화됐다. 거리가 협소한 폐쇄회로TV(CCTV)와 누수감지기 등을 추가로 설치해 감지경보체계를 강화한 경우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또 기존 설비 안전성을 위해 X레이, 자외선 검사 등 비파괴 검사로 배관 누수 등을 점검할 수 있게 했다.

환경부는 반도체 기업 등이 우려하는 공정기밀 유출은 걱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밝혔다. 송용권 화학안전과장은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에는 회사의 중요한 기밀이 담긴 만큼 허가 승인 과정 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다”며 “화학물질안전원에서 안전하게 보관해 외부유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화관법 관련 유해화학물질 보관시설 방문시 외부인 출입관리 대장을 제출하는 의무를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 과장은 “반도체 기업은 공장 출입단계부터 어떤 곳보다 철저히 보안이 이뤄지고 있다”며 “외부인출입관리 대장을 수기로 작성하는 번거로운 일을 제외시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주=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