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1분기 '깜짝 실적'...밴사는 '끔찍 매출'

카드사, 순익 5172억...작년比 14.2%↑
"사업 다각화에 따른 성장 요인" 밝혀
밴사, 매출 2360억...작년比 10%↓
"대행수수료 삭감·EDC 전환 타격" 주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2개 밴사 부문별 매출 실적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결제가 40%가까이 감소한 카드업계가 올 1분기 52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깜짝실적을 시현했다. 반면에 협력사인 밴업계는 사상 최악 매출을 기록했다. 밴업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고 전분기 대비 14% 떨어졌다.

카드업계는 사업다각화를 매출 성장 요인으로 지목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부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고 밴 대행비용 등 하위 협력사 대행비를 대폭 줄인 영향이 컸다.

반면에 밴업계는 사상 최악 실적을 기록하며 올 하반기 중소형 밴사의 경우 생존 자체가 힘든 상황에 놓였다.

Photo Image

4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국내 7개 전업카드사 당기순익은 5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 코로나19 여파에 오프라인 결제 급감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부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고 상생 관계에 있던 밴사 대행비용도 꾸준히 줄인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신한카드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1265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도 1분기 당기순이익 8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 성장했다. 우리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12% 증가한 51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 역시 당기순이익이 66.1% 증가한 303억원을 달성했다. 현대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68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에 국내 12개 밴사 1분기 매출은 2360억원을 기록, 사상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본지가 12개 밴사 부문별 매출 실적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12개 밴사 매출은 전년 1분기 대비 두 자릿수(10%)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승인중계 부문은 1530억원, 매입 부문 300억원, 수거 부문 420억원, 기타 100억원 등을 거둬들였다. 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특히 승인중계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카드사들이 밴 대행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밴 인프라를 대거 제외한 직승인(EDC) 방식을 도입한 영향이 컸다.

이 문제로 롯데카드 등과 밴사는 소송까지 벌이며 갈등을 빚고 있다. 올 하반기 카드사들이 EDC 방식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어서 카드사-밴사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매입 부문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억원 가까이 빠졌다. 기타 수익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반기 여러 요인을 감안할 때 밴 업계는 올해 12개사 밴 매출 합산이 최초로 1조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국내 밴사 매출은 1조1000억원이었다.

수십년간 협력관계를 유지했던 카드사와 밴사간 대행수수료 갈등 등이 확산되면서 사업 경쟁도 예상된다.

하반기 마이데이터 사업에 밴사가 별도 논의에 착수하며 카드사와 경쟁을 예고했다. 카드사도 마이데이터 사업 진입을 앞두고 있어 협력사인 카드사와 밴사간 경쟁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는 사업 다각화로 인한 매출 성장이지 밴사 대행료 등을 줄여서 순익을 늘린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밴업계는 카드사가 힘든 상황에 밴사 대행수수료 등을 대폭 삭감하고 EDC 전환 등 독단적인 사업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