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AI·SW는 대학교육의 드라이브 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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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가 됐다. 모든 나라가 소리 없이 강한 코로나19의 무차별 전파력이라는 공포에 떨었지만 그 속에서 한국은 방역 모범 국가로 떠올랐다.

한국 방역의 상징을 꼽으라면 단연 드라이브 스루 검사다. 외신은 연일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보도했다. 그 덕분에 한국산 진단키트와 방역물품은 세계 각국이 줄을 서서 요청하는 대박을 터뜨렸고, 덩달아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는 더할 나위 없이 상승했다. 참으로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IBM 최고경영자(CEO) 아르빈드 크리슈나는 코로나 이후 모든 기업이 어쩔 수 없이 인공지능(AI) 기업이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변화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필자도 그 예측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현재 코로나19는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을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는 대학 학사 운영 방식 전면에 걸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모든 영역에서 비접촉·비대면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학사 과정을 검토하도록 했다. 대학은 기존의 집단 교육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해 장기 미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섰다. 모든 교수가 온라인 강의를 배우고 익혔다. 물론 교육 효과를 위해 대면 강의의 필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의 효용성이 검증된 이상 교육의 많은 부분에서 온라인 교육은 대세가 되고 있다. 대학도 이제는 코로나 이후 시대를 적극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대학 교육의 지향점은 무엇이 돼야 할까. 이제 대학은 각자의 전공 지식에 국한된 교육을 넘어 AI·소프트웨어(SW) 활용 능력도 함께 길러 주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AI·SW 시대는 기존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시대다. 이에 따라 대학은 AI·SW라는 도구를 다양한 전공에 활용케 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 AI·SW는 획득해야 할 결과물이 아니다. 활용할 도구다. 앞으로 대학은 AI·SW에 능통한 실전형 인재 배출뿐만 아니라 전공 간 활발한 융합 연구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는 단일 전공보다 각 전공 콘텐츠가 결합해야 재미있는 창작물이 나온다. 모든 전공에서 AI·SW 활용 능력을 교육하는 일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보건, 인문, 사회,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들의 콘텐츠에 맞게 AI를 적용해 보자. 그 적용 자체로 이미 경계를 넘는 접목이 시작될 수 있다. 학문 간 융합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바이오와 경영학, 게임과 문화예술, 기계공학과 디자인 등 서로 다른 영역을 AI·SW를 매개로 접목하는 것이다.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의 드라이브 스루가 코로나 방역에 활용됨을 넘어 횟집·커피숍·정육점·도서관까지 활용되듯 대학은 이러한 재미있는 시도를 가능케 하는 실험실 역할, 체험 교육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학 체질 개선을 위해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적극 투자는 필수 조건이다. 대학 스스로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대학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학도 과거 관습에 얽매이지 말고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최근 정부의 AI·SW 투자는 20년 전 광대역 초고속인터넷망(브로드밴드) 투자에 비견된다. 그때 투자된 초고속 인터넷망이 지금의 네이버, 카카오, 쿠팡을 만들어 냈듯이 오늘 뿌려지는 AI·SW 교육의 씨앗이 미래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 확신한다.

오삼권 호서대 AI·SW사업 총괄책임교수 ohsk@hoseo.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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