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간 '고객 중심' 원칙 확립
가격 낮춰 중소 팹리스 성장 지원
車·데이터센터 신시장 공략 채비

“ARM 고유의 안정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유연한 자세로 고객사를 대합니다. '먼저 찾아가는' ARM의 서비스를 보여주겠습니다.”
지난해 5월 ARM코리아 수장으로 선임돼 1년 간 회사를 이끌어 온 황선욱 ARM코리아 지사장은 '고객 중심'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사가 먼저 ARM의 설계자산(IP)을 주문하면 서비스를 공급하던 기존 방식을 탈피, ARM코리아 직원이 고객사를 직접 찾아가 솔루션을 제안하는 맞춤 전략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황 지사장은 “1년 동안 고객사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일면식도 없는 회사에 찾아가 솔루션을 제안하기도 했다”며 “특별한 전략이라기보다 영업의 기본 중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ARM코리아의 타깃은 상당히 넓다. 스마트폰 90% 이상에 ARM IP 기반 칩이 탑재된 만큼, 굴지의 칩 회사 외에도 다양한 칩을 만드는 중소 팹리스도 ARM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고객사라는 게 황 지사장 설명이다.
특히 그는 중소 팹리스가 설계 솔루션을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렉시블 액세스' 프로그램의 장점을 소개했다. 7만5000달러만 있으면 설계에 필요한 ARM의 주요 IP를 별도 추가 비용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ARM이 30년간 축적한 다양하고 안정적인 IP를 초기비용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에 멈추지 않고, 황 지사장은 플렉시블 액세스 프로그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플렉시블 액세스 포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정부, 서울대학교와 손잡고 전도유망한 10개 스타트업에 ARM IP와 시제품 제작을 무료로 지원하는 파격적인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 시도된다.
황 지사장은 “ARM의 중소 팹리스 지원 전략과 지난해 정부가 주도한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이 맞물려 이 프로그램을 시도하게 됐다”며 “세계 시장에서도 선례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시장에서 모바일·웨어러블 시장에 공을 들였던 ARM코리아는 신규 시장 IP 공급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황 지사장은 자동차,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용 IP 공급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년간 안정성이 검증된 ARM IP를 활용하면 설계 도중 발생하는 변수가 줄어들면서 궁극적으로 효율적인 연구개발비용 지출을 할 수 있다”며 “또 설계 기간 단축으로 타이밍이 중요한 IT 시장에서 적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학계와의 협력도 늘린다. 이달 초 황 지사장은 사내에 '유니버시티(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조직을 꾸렸다. 국내 대학교 및 연구기관과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전담팀이다.
황 지사장은 “신규 시장에서 ARM IP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투자도 포함돼 있다”며 “연내 팀 활동을 위한 큰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