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프 합작 신공장 고정비 과다 지출
PBT·POM 등 국내외 판매 둔화 가속
임원연봉 삭감…경영 정상화 안간힘
항공·정유 이어 소재산업 어려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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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 CI. [사진= 코오롱 제공]>

코오롱그룹 소재 계열사 코오롱플라스틱이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핵심 제품의 시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신공장 준공에 따른 고정비 과다 지출, 수익 급감 등이 맞물려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항공, 정유 등 주력 산업의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견 그룹 중심인 소재 산업의 어려움도 가중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플라스틱은 경영 정상화 방안을 놓고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방안에는 근무 요일 및 월급 20% 삭감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플라스틱 내부에는 일부 직원들의 동요가 심각성을 띠는 등 전운이 감지되고 있다. 이들은 임금 삭감에 앞서 고액 연봉을 받는 인력부터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회사가 전 직원 월급 삭감에 나선다면 원상 복귀 시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을 전후해 약 200명이던 직원 수를 300여명까지 늘린 바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코오롱플라스틱 경영진이 여론 악화 등을 이유로 명예퇴직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이 긴축경영에 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 악화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3억942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억2489억원) 대비 약 3분의 1로 줄었다.

가장 큰 문제는 시황 악화에도 고정비 축소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이 세계 1위 화학회사 바스프와 합작, 2018년 경북 김천에 준공한 코오롱바스프이노폼 공장 투자 자금이 고정비로 빠져나가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조인트벤처(JV) 공장 건립 자금은 몇 년 내 상환 방식으로, 높은 사업 고정비로 잡혀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면서 “내수 시장의 경우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경쟁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 등에서 뒤처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망도 밝지는 않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제품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5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가운데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와 폴리옥시메틸렌(POM) 등의 판매가 급속히 둔화하고 있다. 국내 핵심 거래처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부품 수급을 조절하고 있다. 국외에선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과 유럽, 미국 등의 수요가 얼어붙었다.

코오롱그룹은 인력 구조조정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임원 연봉 10%, 팀장 수당 30%를 각각 삭감하는 긴축경영에 들어가는 것은 맞다”면서 “그 외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