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가 1건에서 6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뉴엘 대출사기와 육류담보 대출사기로 발생한 1000억원 이상 금융사고도 2016년 이후 한동안 잠잠했으나 지난해 다시 발생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나 파생결합펀드(DLF) 환매 중단 등을 제외한 수치이지만 1년 전보다 140% 가량 급증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가 2018년 1건에서 2019년 6건으로 증가했다. 사고금액도 3108억원으로 전년 1812억원 대비 139.8% 증가했다. 전체 사고건수는 2014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이지만 대형 금융사고가 증가하면서 사고 금액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6건의 대형 금융사고는 내부통제가 취약한 중소형 금융회사에서 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A자산운용은 해외 부동산펀드 현지 사업자가 대출서류를 위조하는 사기를 당해 1232억원 규모 사고가 발생했다. 1000억원 이상 초대형 금융사고는 2015년과 2016년에 발생한 모뉴엘 대출사기와 2016년 육류담보 대출사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모뉴엘은 2015년 3070억원, 2016년 3070억원 규모 대출사기를 일으켰고 육류담보 대출사기는 3907억원이었다.
100억원 이상 대형 금융사고도 잦았다. B자산신탁은 직원이 법인인감을 도용해 허위로 자금관리 약정서를 작성해 508억원 규모 투자자금을 가로챘다. C은행은 여신심사서류를 허위 작성해 300억원 규모 부당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실행하는 배임을 저질렀다.
이런 대형 금융사고는 건수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것이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81.9%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고 유형별로 살펴보면 사고금액은 '사기', 사고건수는 '횡령·유용' 비중이 높았다. 특히 대형 금융사고 6건 중 4건이 신탁·자산운용사 등 중소형 금융사의 대출서류 위주 등을 이용한 사기 유형에 속했다.
금융권역별로 살펴보면 사고건수는 중소서민이 44.7%(63건)로 가장 많았고 은행 29.1%, 금융투자 7.1%로 나타났다. 사고금액은 금융투자 부문이 65.2%(2027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컸고 은행 17.4%, 보험 9.1%로 뒤를 이었다.
은행은 내부통제를 지속 강화하면서 금융사고 건수와 금액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여신심사 업무를 부당처리하는 등 업무상 배임이 310억원으로 전년 6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중소서민권역은 소규모 금융회사가 대부분이어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비하고 인력이 부족해 상호견제를 할 수 없는 구조여서 취약했다.
금감원은 위조·허위서류를 이용한 대출·투자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거액 여신과 투자에 대한 내부통제 절차를 마련하고 이행여부를 연중 점검키로 했다. 또 자산운용사와 신탁사 등에 대해 내부감사협의제를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