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폰트 저작권 상담 3900여건 달해
권리보호 강화·업체 늘며 매년 증가세
비영리 목적 무료 폰트 업무 사용 등 빈번
합의 조건 '수백만원대 패키지 구매'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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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글꼴) 저작권 분쟁 상담 건수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만 3900여건에 이르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20일 서울 용산구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공정거래지원팀 변호사들이 폰트 저작권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연도별 폰트 저작권 관련 상담 건수

폰트(글꼴파일) 저작권 상담이 지난해에만 3900건에 이르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정부가 주의를 당부하고 무료 폰트를 제공하며 해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분쟁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2241건이던 폰트 저작권 관련 상담 건수가 2017년 1926건으로 감소했다가 2018년 2795건, 2019년 3886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는 5월 15일 현재 1433건으로, 연말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상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담을 요청하는 곳은 시·도 교육청과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이다. 학교의 경우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 상담을 요청하는 곳도 있어 실제 상담 건수는 연간 4000건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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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저작권에 대한 저작권자 권리보호 인식이 강해졌고, 폰트 종류와 회사가 는 게 상담(분쟁) 건수 증가 이유로 풀이된다.

폰트 저작권자는 법무법인을 선임해 폰트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민·형사 조치를 한다.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에 따르면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폰트 저작권자는 합의 수단의 하나로 해당 폰트가 포함된 패키지 구매를 제시한다. 패키지 가격은 많은 경우 수백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위 관계자는 20일 “본인은 폰트 한두 개만 사용했는데 저작권자는 패키지 전체를 다 사야만 합의해 준다는 조건으로 합의를 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폰트는 제작 업체마다 다르고 종류도 다양해서 저작권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기관·기업은 어떤 것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글꼴파일 저작권 바로 알기 사례집' 등을 살펴보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최근 폰트 저작권 상담 문의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선 의뢰자가 인쇄업체에서 받은 최종 확인용 PDF 파일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경우다. 공지 사항을 PDF로 업로드하는 기관이 적지 않아 분쟁이 잦다.

인쇄업체가 PDF를 저장하면서 폰트를 포함한 행위는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따른 공정 이용으로 볼 수 있어 저작권 침해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의뢰자가 PDF 파일을 전달받아 게시만 한 행위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명시된 법원의 판단이 없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정품 한글과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번들 폰트로 작성한 문서를 PDF 파일로 변환해 홈페이지에 게시한 경우가 두 번째다. 한글과컴퓨터는 사용권 증서에서 번들 폰트 이용 범위를 해당 제품의 사용에만 한정한다. 즉 한컴PDF를 통한 저장은 가능하지만 타 프로그램에서는 정확한 라이선스를 확인한 후 정당한 범위 안에서 이용해야 한다.

세 번째는 비영리 목적으로 개인에게만 제공되는 무료 폰트를 업무에 사용한 경우다. 약관(이용계약) 위반 책임,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개발사 홈페이지 등에서 무료 폰트를 사용하기 전에 라이선스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저작권위 관계자는 “세 가지 유형은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폰트 저작권 관련 상담 사례”라면서 “유형별 주의를 기울이고, 정부가 배포하는 무료 폰트 등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표〉연도별 폰트 저작권 관련 상담 건수

출처:한국저작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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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꼴 함부로 쓰면 '거지꼴'…저작권 분쟁 심각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