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우주개발을 가속화하면서 뜻하지 않은 위험도 발생하고 있다. 지구로 추락, 충돌하는 우주물체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이 지난 5일 우주로 발사한 '창정 5B' 로켓에서 위험이 싹텄다. 창정 5B는 중국이 개발한 운반 로켓이다. 우주정류장 모듈을 실어 나르기 위한 용도로, 우주 굴기에 나선 중국의 최신 성과이자 자체 쾌거였다.
발사는 성공이었지만 뒤이어 세계를 긴장하게 만든 소식이 들려왔다. 떨어져 나온 로켓 잔해물이 지구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잔해물 길이는 약 30m다.
실제로 이 로켓 잔해물은 아프리카 대륙 서부 연안에 추락했다. 다행히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어서, 피해는 없었다.
문제는 추락 지점을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서아프리카 해상이나 대서양에 떨어질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지만, 미국 뉴욕에서 호주까지도 추락 지점 범주에 들어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잔해물 파편이 수백~수천 마일까지 퍼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추락 과정에 별다른 통제가 가해지지 않아 더욱 위험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1991년 3월 39톤 무게의 '샬류트-7' 이후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구로 재진입 한 가장 거대한 물체였다'는 주장이다.
이런 우주로부터의 위험은 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 2018년 4월에는 중국의 톈궁 1호가 지구로 떨어졌다. 이것 역시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남미,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등 매우 넓은 영역에서 여러 국가에 긴장감을 안겨 주었다. 당시 우리나라도 추락 가능 범위에 포함돼 이슈가 됐었다.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에 따르면 해마다 400여개 이상 대형 인공위성과 발사체가 추락하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우주개발과 그에 따른 잔해물로 인해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무게 1톤 이상 대형 인공위성은 대기권에서 전소되지 못하고 20~40% 잔해가 추락하고 있다. 추락하는 인공 우주물체는 대부분 제어할 수 없다.
지난 50여년 간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연소되지 않고 추락한 인공우주물체 파편 질량은 총 5400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각국에서는 감시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질량과 궤도 환경에 따라 추락 추이가 큰 폭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를 재빨리 알아내고, 전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 1983년 1월 소련의 코스모스 1402호 추락 때부터 '위성추적상황실'을 운영하며 비상시 추적을 해오고 있다. 인공우주물체 추락 뿐 아니라 중요하거나 무겁고, 위험한 요소를 감시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천문연에 우주위험감시센터를 구축, 이런 일들을 관장하고 있다.
조중현 우주위험감시센터장은 “우주개발 확대로 우주위험이 직간접적으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고, 각 위험 요소는 우주에 너무 많이 상존해 있다”며 “지구 궤도상의 충돌, 이들의 추락으로 값비싼 우주자산을 잃게 되거나 우리 인명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감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