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판매사 출자 규모·방법 이견
부실 펀드 이관에 초점 맞춰 추진
키코 관련 모든 판단 은행에 맡겨
금융사 재정 건전성 견고함 밝혀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를 정리하기 위한 '배드뱅크'가 5월 중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 제재 절차는 이르면 6월 시작될 전망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8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된 기자단 서면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윤 원장은 라임자산운용 부실 펀드를 정리하기 위한 배드뱅크와 관련 “펀드 이관 전담회사를 만드는데 몇 개 회사가 약간 이견이 있는 것 같다”면서 “5월 중에는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 주체가 바뀌어야 보다 깨끗하고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어 배드뱅크 방식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라임자산운용이 계속 펀드를 쥐고 있기보다는 이관해서 정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라임자산운용 판매사들은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1조7000억원 규모 부실 펀드를 처리하기 위해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일부 판매사가 출자 규모나 방법에 난색을 보여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
배드뱅크는 5월 중 설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자산운용 쪽 검사가 진행 중이고 5월 중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6월 (제재 관련)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제재 절차를 이르면 6월 중에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코 관련 입장도 밝혔다. 윤 원장은 “금융사의 주주가치는 고객에서 나오며 금감원 권고를 따를 때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을 내부 이사회에서 판단을 하면 된다”면서 “경영 판단도 없이 배임으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됐으며 금융사들이 기업가치를 어떻게 창출하는지 이번에 냉정하게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키코 관련 모든 판단을 은행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윤 원장은 “키코 문제는 은행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면서 “은행이 생각을 잘 정리해 우리 금융이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관련 국내 금융사들의 재정 건전성이 견고하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부실 위험 역시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원장은 “지난해 말 기준 은행 BIS 비율이 15.25%, 생보사 RBC 비율이 284%, 손보사 260%, 증권사 신순자본비율 555%, 저축은행 BIS자기자본비율 14.8% 등 상당히 양호한 상황”이라면서 “현 정부의 금융 관련 정책이 다소 과잉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그런 시각에도 맞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할 경우 금융권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 원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은행권 역량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IMF의 복원력이 있다는 평가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면서 “은행권은 이런 위기 상황에 대비해 배당과 장기성과금 등을 최대한 유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기 중 남은 목표로는 금감원 상시감시체계 설립과 금감원 신뢰도 향상을 꼽았다. 윤 원장은 “최근 안 좋은 경험이긴 하지만 거울 삼아서 상시 감시체계를 보완하고 다른 쪽에서 종합검사를 해서 유기적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면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면 (금감원이) 국민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갈무리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