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몸집 키운 e커머스, 규모의 경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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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e커머스 업체들의 몸집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수익성 부분까지 적자규모를 줄이고 흑자전환으로 돌아서는 업체들이 생기면서 규모의 경제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시장 규모는 2016년 77조원에서 2018년 112조원을 넘어서며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2022년에는 200조원 시대를 예상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문화가 생활습관으로 자리잡으면서 온라인 쇼핑 대중화는 더 빨라지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678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에서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744억원)가량 줄었다. 매출 인식 기준이 변경된 부분을 고려하면 약 12% 감소한 셈이다. 11번가는 마케팅 무한경쟁에서 수익성 위주로 전환이 흑자 달성 비결로 꼽힌다. 거래액은 9조원으로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이다.

위메프는 6년 연속 거래액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갔다. 2019년 거래액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4653억원, 757억원이다. 거래액은 전년 동기 5조4000억원보다 18.5% 증가했다. 매출액은 2018년 4294억원보다 8.4% 늘어난 46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말 37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완전자본잠식을 해소, 안정적 재무상태도 구축했다.

쿠팡은 연결 기준 2019년 매출액이 7조153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64.2% 증가했다. 매출의 가파른 증가도 의미가 있지만 더 큰 성과는 영업손실 폭을 줄인 점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2% 감소했다. 업계에선 2018년 1조1279억원에서 2조원 가까이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쿠팡은 새벽배송·당일배송 등 전국 확대,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가 성장, 고객 수 증가 등으로 매출을 견인했다. 거래액은 17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베이코리아는 2019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7% 성장한 615억원, 매출(수수료 기준)은 12% 증가한 1조9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수수료 기준으로 업계 최초 1조원을 돌파해, 오픈마켓 형태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베이코리아는 15년 연속 성장과 수익성을 달성함으로써 e커머스 업계 1위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019년 거래액 추정치는 18조원으로 2018년 16조원 대비 12% 성장했다.

티몬은 이사회 연기 등으로 아직 실적 공시를 하지 않지만, 성장보다 수익 위주 경영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타임커머스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실적 개선을 이뤄 3월 첫 흑자를 달성했다. 티몬은 2분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흑자를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연간 흑자를 목표로 한다.

e커머스 업계는 향후 기업공개(IPO)나 매각 등 합종연횡 등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공식적으로 IPO를 밝힌 것은 티몬이다. 티몬은 내년 상장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목표다. 상장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했다.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e커머스 기업으로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이 퍼졌다. 지난해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고, 2018년부터 2년 연속 배당한 것이 사전 정지작업으로 비쳐졌다. 인수 후보로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 해외 e커머스 기업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유한책임회사 전환으로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이번에 실적을 공개한 것을 통해 매각설을 일축하고 있다.

쿠팡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추가 투자금 유치 가능성이 커졌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조성한 비전펀드에 서 약 3조6000억원을 투자 받았지만 조만간 소진될 것이라는 관측으로 위기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8.9%로 전년 대비 1.9%포인트(p) 끌어올리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마스크와 생필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채널로 인정받으면서 투자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을 원한다”면서 “기업가치 제고는 흑자전환보다 시장 점유율 상승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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