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GSI-IF 2020] 코로나19 세계 다방면에 악영향...글로벌 협력만이 '해결책'

KAIST, 세계 전문가들과 온라인 국제포럼 개최

“코로나19 사태는 단순한 보건 문제를 넘어 세계 사회 전반에서, 이전과 이후를 극명하게 나누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국제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세계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지금의 위기가 기회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22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 본원 정근모 콘퍼런스 홀에서 열린 '글로벌전략연구소(GSI·소장 김정호) 국제포럼 2020(GSI-IF 2020)'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방역이나 의료와 같은 기존 문제점을 넘어 정치·경제·산업·교육 시스템 등 국제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참가자들은 현재 사태를 이겨낼 힘을 얻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국제 협력을 통해 전방위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극복에 '글로벌 협력' 필수

아하누 베흐나흐 세계경제포럼(WEF) 세계건강보건부문장은 경제·비즈니스 영역에서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매우 심각하다고 피력했다. 베흐나흐 부문장은 “코로나19는 질병 자체보다 경제적 파급 영향력이 특히 끔찍한 상황”이라며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비용·시간을 줄이기 위해 국제 협력이 필수라고 전했다.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의 경우 상호 감염으로 면역이 생기는지, 면역이 생긴다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백신 개발 과정에서 안전성 확보 등의 많은 과제도 있다”며 “4~10억달러 정도 비용이 드는데, 백신 후보군 가운데 93%는 실패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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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KAIST 총장이 22일 개최한 GSI-IF 2020 포럼에 앞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국제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

그는 “연구진이 전례 없는 시간 압박을 받는데, 코로나19 리스크가 워낙 심각해 국제 규모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협력하고 역할을 조율해 질병을 조기 종식시켜야 한다”고 단언했다.

최윤재 KAIST 교수는 인공지능(AI) 분야 국제 협력으로 코로나19 질병 관련 예측이나 신약개발을 앞당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 교수는 확진자 기반 향후 사망자나 해외 유입 확진자 수 예측, 연령대별 코로나19 현황 예측 등 그동안 KAIST의 AI 분야 연구 성과를 소개하면서 “코로나19 관련 AI 연구를 국제 수준으로 확대한다면 새로운 정보와 통찰력을 모아 성과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발언했다.

◇코로나19 어려움 극복 시 '기회'로

강연자 중에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위기를 잘 이겨낸다면 이후 또 다른 기회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알렉산드로 파파스피리디스 마이크로소프트 고등교육산업솔루션 이사는 “원격 근무와 강의, 전자 상거래가 강화됐고, 저축액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었다”며 “모든 위기에는 기회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원격교육 분야가 강화되고 있고, 이번 사태가 최적의 실무사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비접촉 서비스 산업이 발전하고 전자상거래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각종 온라인 서비스, 화상회의 시스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위기감도 느끼고 있다. 용 실장은 “다만 우리 경제가 타격 입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비접촉 서비스도 사이버 위협이나 디지털 격차 문제를 안고 있다”며 “국제협력이 다양한 해결책을 찾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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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강연에 뒤이어 진행된 패널 토론 모습. 포럼 현장 참여자와 함께 해외 온라인 참여자가 함께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여파 2년 갈 수도…서로 돕고 변혁해야

뒤이은 패널 토론에서도 국제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들이 연이어 나왔다. 글로벌 협력만이 현 상황의 악화를 막고 회복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데이비드 달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펠로우는 “워낙 경제 불확실성이 팽배해 글로벌 경제가 향후 2년간은 쉽게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계속 강조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공황 때보다 상황이 심각할 수 있는데, 각국이 보호주의를 도입하면 침체세는 더욱 오래 이어지고 개도국은 심각한 상황에 처한다”며 “글로벌 경제위기가 부상하기 전에 보호주의 대신 서로 돕는 자세로 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반복됐다. 서중해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변혁이 필수로, 어떤 쪽이 혜택을 보느냐는 변혁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KAIST와 GSI는 이번 행사가 새로운 세계 협력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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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KAIST GSI 소장이 포럼 폐회사를 낭독하는 모습

김정호 소장은 “코로나19 종식에는 다양한 분야의 참여와 여러 학문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번 포럼이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됐길 바라며, 오늘 내린 초석이 성공적인 솔루션을 만드는데 중요한 한 걸음이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4개월 만에 250만명이 전염되고 17만명이 목숨을 잃게 하는 등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바꿨지만 투명한 정책과 과학기술을 토대로 어떤 도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포럼이 새로운 글로벌 규범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지난 2월 설치된 KAIST 싱크탱크 GSI가 주관했다. 행사에는 국제기업과 단체, 교육 관계자가 함께 참여했다.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례다. 이번 포럼은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또 유튜브 KAIST·KTV 채널, 네이버TV 등을 통해 실시간 온라인 방송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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