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HR) 관리에 스며든 AI…"핵심 인재만 콕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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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신입사원부터 퇴사를 준비하는 임직원까지 관리하는 시대다. 인적자원(HR) 분야에서 AI가 업무 효율성 제고, 핵심 인재 선별, 직원 역량 강화 등 경영 혁신을 돕는다.

HR은 기업 내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부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AI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서 HR 부서 가치를 끌어올린다.

IBM 사례가 대표적이다. IBM은 세계 임직원 약 35만명을 관리한다. 매일 접수되는 지원서는 1만건에 달한다. 방대한 임직원 관리와 지원자 선별을 위해 HR 부서에 AI를 도입했다.

2011년 '선제적 유지'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퇴사를 준비하는 임직원을 예측해 이를 위한 임금 인상, 승진, 기타 인센티브 제도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생산성 손실 비용 약 3억달러를 절감했다.

HR에 특화한 AI 기술을 자체 개발해 라이언스 비용 7억달러도 없앴다. 데이터 검증과 조정 등 단순 작업 일부를 AI로 자동화했다. HR 부서 전체 비용은 30%가량 줄어들었다. HR 부서원을 보다 고차원적인 업무에 재배치했다.

최근 IBM 스마트 워크포스 연구소가 발표한 '인재·조직관리 분야 AI 활용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HR 분야 AI 도입은 △정확한 성과 보상 체계 구축 △임직원 맞춤형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 △인재 채용 과정 혁신 등 이점이 두드러졌다.

일반적으로 기업 인사 평가는 근속 연수, 업무 성과 등 단순하고 일률적인 기준에 따른다. 이로 인한 평가 오류도 빈번하다. IBM은 AI 기반 결정 지원 도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직원 성과 보상 체계를 수립했다. 수천 시간에 달하던 작업을 몇 시간으로 줄였다. 시장 상황을 비롯한 기업 안팎의 다양한 변수를 수집해 공정성을 높였다.

직원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AI 기반 교육 시스템은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실현한다. AI가 직원 데이터를 분석해 교육 성향을 파악하고 업무와 개인에 맞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IBM은 전 임직원이 AI 기반 디지털 교육 플랫폼 '유어 러닝'을 이용한다. 매 분기 직원 98%가 방문하며 직원당 매년 평균 60시간 교육을 이수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강의를 확인하거나 개인별 맞춤형 강의를 선택할 수 있다. 24시간 챗봇을 통해 문의가 가능하다.

교육을 이수하면 '오픈 배지'를 부여한다. △지식 △기술 △전문성 △증명 △일반 등 총 5가지다. 배지를 획득한 임직원 87%는 소속감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수강 시간, 가장 많은 배지를 획득하면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AI가 HR 가치를 높이면서 새로운 직군도 생겨났다. 인재 과학자는 AI를 활용해 구직자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선별해 기업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인재 인플루언서는 AI를 활용해 구직자에게 친숙한 소셜미디어로 기업을 홍보하고 관심을 유도한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에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 채용 계획'에 따르면 300인 이상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22.1%가 '신규 채용 과정에서 AI를 활용할 계획이 있고 이미 활용한다'고 답했다. 올해 AI 면접을 시행한다고 밝힌 기업만 170여곳이다.

솔트룩스가 한국전력에 제공한 HR 솔루션은 구직자 가짜 이력서나 베낀 이력서를 골라내 채용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인사팀으로 접수되는 전화 상담에도 대응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부터 신입사원 채용에 AI 면접을 도입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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