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속 충전 업체 EA와 계약
전기차 경쟁사 간 철 협력사례
분당 426원 기존 요금의 절반
美 전역 2000여기 사용 가능
기아자동차가 북미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최대 충전인프라를 운영 중인 폭스바겐그룹과 협력한다. 고객의 충전인프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분야의 경쟁사 간 첫 협력사례로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폭스바겐그룹의 자회사이면서 미국 최대 초급속 충전인프라 업체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A)'와 충전인프라 제휴 계약을 맺었다. 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 전기차 고객만 사용했던 완성차 브랜드 충전인프라에 경쟁사 차량의 이용이 가능해진 첫 사례다.
EA는 2015년 '디젤 게이트'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폭스바겐그룹이 미국에 세운 충전서비스 전담기업이다. EA는 미국 정부와의 약속에 따라 2027년까지 미국 전역에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초급속 충전기를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EA가 운영 중인 초급속충전기(150·350㎾급)는 약 2000기로 초급속충전기만 따지면 우리나라 초급속 충전시설의 100배가 넘는 규모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미국 EA와의 제휴는 현지 주력 모델인 '니로EV' 등의 고객 충전인프라 접근성을 높이면서 안정적 충전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말했다.
미국 내 충전서비스 요금은 서비스 회사나 지역 별로 다른데다, 충전 시간이나 충전량·충전 속도에 따라 차이가 있어 고객 혼란 등 불편이 제기돼 왔다.
이에 기아차와 EA는 초급속 충전기에 사용에 따른 분 단위의 요금체계를 마련했다. EA의 충전인프라를 이용할 경우 초급속 충전 이용 시 분 당 35센트(426원)만 지불하면 되는 형태다. 이는 월회비(4달러) 등이 면제되며 기존의 일반적 분당 충전 요금(64센트)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저렴하다.
미국 EA 협력사 관계자는 “EA와 기아차 간 충전서비스 제휴는 폭스바겐그룹뿐 아니라 전기차 분야 경쟁사 간 충전인프라를 공유하는 보기 드문 사례”라며 “EA가 초급속 충전기를 위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데다, 일괄 요금을 적용하고 있어 고객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기아차 2020년형 '니로EV'는 미국 EPA 기준 한번 충전에 384㎞를 주행한다. 충전속도는 최대 100㎾h를 지원한다. 미국 내 판매 가격(배터리용량 64㎾h 기준)은 3만9090달러(4750만원·환율 4월 14일 기준)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