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업들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던 2월 초·중반에는 중국발 부품 공급 이슈로 국내 자동차 생산 공장이 멈춰 섰다. 이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격 확산한 2월 마지막 주부터는 마스크 대란이 산업 현장에까지 번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지난달부터는 해외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코로나19발 경제 파장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에 심각한 내상을 줄 가능성이 짙다. 중국에 이은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종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가 경색됐다. 개발도상국에서도 코로나19가 번지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코로나19는 세계 216곳에서 발병했고, 확진자는 179만명에 이른다. 일부 개도국 위주로 통제되지 않는 확진자도 감안하면 코로나19가 미치는 경제 여파는 가늠하기 어렵다.
그나마 국내에서는 확진자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확진자 수는 지난 8일부터 매일 20~30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 확언하기는 이르지만 이 같은 사회적 격리 유지 상태가 엄격히 지켜진다면 생활방역 체계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국내 상황은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다.
정부는 이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짤 때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를 안정 관리하되 세계적인 코로나19발 '여진(餘震)'에 선제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는 장기 지속 가능성이 짙다. 이미 체력이 바닥난 기업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잘 버티던 수출도 이달 급락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 떨어졌다. 지난 2월 수출이 4.3% 증가하고 지난달 수출이 0.2%만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급락세가 가파르다.
코로나19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가 무제한 수출 금융 지원 등 방안을 준비했지만 추가 지원책도 미리 머릿속에 그려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우리 경제의 근간인 수출 기업과 제조 기업을 돌봐야 한다. 특히 해외 교류가 막힌 기업인 교류를 재개하면서 미리 기업의 숨통을 틔워 줘야 한다. 급변한 글로벌 환경을 감안해 산업정책의 새 틀도 짜야 한다. 마침 15일 이후 새 국회가 들어선다. 기존 정책을 점검하고 새판을 짜기 좋은 때다. 당장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장기 산업정책을 함께 구상하길 바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