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이상기온으로 봄과 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졌다. 비록 짧아졌지만 긴 겨울을 보내고 맞는 싱그러운 봄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올해 봄은 어디서도 설렘을 찾기 쉽지 않다. 올해는 이상기온 때문이 아니다. 봄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을 모두 집어삼킨 코로나19 확산 때문이다.
봄을 맞아 활기가 넘쳐야 할 학교도 벚꽃·유채꽃·산수유꽃 등 각종 꽃 축제로 들떠야 할 전국 명소도 각종 산나물 축제로 붐빌 명산들도 봄맞이 용품을 구매하러 나온 쇼핑객들로 북적일 유통가도 모두 코로나19 사태에 숨을 죽이고 있다.
설렘이 사라진 자리엔 걱정과 근심이 가득하다. 축제 취소로 일자리가 사라진 사람, 생산과 판매 모두 차질을 빚고 있는 기업,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까지 모두의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정부의 철저한 방역과 위생 강화, 밤낮 잊고 일한 의료진의 희생,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엄격히 준수한 국민들 덕분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떨어지면서 조만간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어린 전망도 나온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하는 마지막 날까지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불필요한 모임이나 집회는 자제하고, 정부의 방역 지침은 준수해야 한다. 답답하다고 자가격리 지역을 벗어나고, 젊으니까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클럽이나 주점을 방문하는 작은 일탈이 우리 사회 모두를 다시 힘들고 어렵게 할 수 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활기찬 봄을 되찾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