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주년을 맞은 '미르의전설2' 지식저작권(IP) 다툼이 치열하다. 'IP 가치 제고'라는 명분 아래 공동저작권자인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선고 15건 중 14건을 위메이드가 승소한 가운데 최근 액토즈가 잇달아 유리한 판결을 얻어내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올해는 셩취게임즈(구 샨다게임즈)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건과 37게임즈 전기패업 웹게임 상소건 최종발표가 유력하다. 특히 ICC건은 근본적인 IP 권리에 대한 해석 판정인만큼 향후 IP 보호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액토즈는 최근 중국 강서성 이춘시 중급인민법원이 위메이드가 제기한 저작권침해 관련 소송전행위보전신청 재심에서 위메이드 측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1심에서 위메이드가 제3자와 모바일게임을 포함한 미르의전설2 IP 활용 저작물 제작에 대한 수권 행위를 중지하고 예즈와 맺은 계약 이행을 중단하라고 판시했다.
중국 수저우 법원은 위메이드와 팀탑 간 모바일 수권계약이 무효라는 액토즈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액토즈는 향후 IP사업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포럼쇼핑이라며 대응을 예고했다. 포럼쇼핑은 원고가 소송을 제기할 때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소송을 이끌어가기 위해 법원을 바꾸는 행위다. 세기화통은 셩취 모회사다. 셩취는 액토즈 모회사다.
위메이드는 “세기화통 측과 관계가 있는 지방 도시 법원에서 사실과 반하는 판결을 내렸다”며 “가처분 단계 판결로, 1심, 2심 단계 판결이 남아 있기에 회사는 최선을 다해서 재판 결과를 바로 잡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위메이드와 액토즈가 진행 중인 재판은 21건이다. 송사에 이름을 올린 회사만 22개, 국내외 15개 법원에서 진행된다. 2016년 7월 액토즈가 위메이드를 상대로 저작물사용금지가처분신청을 낸 이래로 70여건이 진행됐다.
위메이드와 액토즈에게 있어 미르IP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탓이다. 중국 내 미르IP 시장은 5조원 규모다. IP불법 도용 게임 로열티만 제대로 받아도 연간 2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커다란 시장이다. 위메이드 연간 매출 2배에 육박한다. 올해 받을 금액만 800억원이 넘는다. 액토즈 역시 작년 로열티 수익을 기반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했다. 액토즈 입장에서는 가만히만 있어도 수익이 늘어나는 셈이다.
온도 차는 IP 접근 방법에서 감지된다. 위메이드는 강력한 IP를 공격적으로 확장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액토즈는 IP를 무분별하게 확장하면 힘이 떨어질 수 있으니 공동저작권자로서 자신의 동의 없는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위상에 걸맞은 사업과 수익을 만들려는 위메이드와 이를 저지하려는 액토즈 사이에서 갈등이 소송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모회사 셩취 대리전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셩취는 오랜기간 중국에서 미르IP를 다루며 IP 홀더를 자청했다. 중국 내 게임사와 미르IP 계약을 맺고 모바일 게임을 다수 출시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원 주인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액토즈 의사결정 중심축은 모회사 셩취에 쏠려있다. 구오하이빈 대표이사를 비롯해 시에페이, 장유주, 마하오광 등 핵심 경영진 전원 중국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