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르노삼성차·쌍용차)의 해외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국내 판매량은 9% 가량 늘었다. 해외 시장은 전 세계로 확대 중인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위축됐지만, 국내는 연이은 신차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등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1일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3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9% 줄어든 59만7826대로 나타났다.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15만1025대로 작년 같은 달 대비 9.21%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는 20.87% 줄어든 44만6801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해외판매는 26.2% 줄어든 23만6323대에 그쳤고, 기아차도 11.2% 감소한 17만5952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가 지난 2월 미국에서 작년 같은 달보다 17.9% 증가한 10만6777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것과는 크게 상반된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각각 20.8%, 4.6% 줄어들어든 2만8953대, 2485대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중단되면서 57.4% 줄어든 3088대에 그쳤다.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 확산 추이에 따라 국내 5개사의 해외 판매량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셧다운 중인 공장들의 재가동 시점이 불명확한 가운데, 인기 차종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내수시장 판매는 늘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조처에 신차 출시가 줄을 이으면서 신차를 내놓는 업체들은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3%, 15.3% 증가한 7만2180대, 5만1008대를 팔았다. 현대차 내수 판매는 '그랜저'(하이브리드차 3032대 포함)가 1만6600대를 기록했다.
특히 그랜저는 지난 2016년 12월(1만7247대) 이래 3년 3개월 만에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르노삼성은 작년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월간 내수 판매 3위 탈환에 성공했다. 2018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에 내수 1만대도 넘었다.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작년 대비 83.7% 증가한 1만2012대로 'XM3'(5581대)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한국지엠 역시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에 힘입어 내수판매가 39.6% 늘어난 8965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기존 '스파크'가 20.6%가 증가한 2551대, 트래버스는 532대로 역대 최다 판매량을 달성했다. 반면 쌍용차의 지난달 판매 실적으로 저조했다. 작년 같은 달보다 37.5% 줄어든 6860대로, 내수 시장 5위로 떨어졌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