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코로나 사태 이후 미래사회 변화상 네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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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세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11일 팬데믹(세계 대유행)을 선언했다. 팬데믹은 전 세계에 걸쳐 유행하는 전염병을 의미한다. WHO 규정에 따르면 2개 대륙, 3개국 이상 해당 전염병이 발발하는 경우 선언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러 나라에서 봉쇄령이 내려지고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 부흥을 위해 기준 금리를 내리고 재정 완화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한다. 2차 화폐전쟁이 예상된다. 미-중 무역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코로나19 사태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신종 감염병의 등장 주기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에서 진행된 농지 확대, 도시화, 세계화와 기후온난화 등이 원인이다. 코로나19보다 전염력이 강하고 사망률이 높은 신종 전염병이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를 예견하고 있는 한국 사회와 인류 사회에 여러 변화가 있을 것이다.

대표 변화로 △원격의료 체계 수립 △대도시 집중 현상 약화 △디지털 전환 가속화 △국제 간 고립주의 경향 등이 나타날 것이다. 중국 알리바바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을 성장 발판으로 삼았듯 우리나라도 미래의 변화를 전망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대체로 대응을 잘했다. 의료진의 열정과 우수한 국민의료보험 덕택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우선하다 보니 기존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감염환자가 급증하는 경우 의료 붕괴는 현실화될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가 원격진료와 디지털 헬스케어 확대다. 메디컬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가정의(家庭醫)'를 발달시킬 것이다. 이는 글로벌 의료서비스의 디지털 플랫폼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원격 근무와 원격 교육도 활성화시킬 것이다. 여기에 원격 진료도 포함된다. 원격 근무 등을 위해서는 기술 성숙과 문화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원격 근무 등으로 전환은 과거 예측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대도시 거주의 필요성은 줄어들 것이고 이산화탄소 제로 도시 개발, 도시농업 발달, 물류시스템 변화를 연쇄 촉발할 것이다.

한국 사회의 코로나19 대응 이면에는 정보기술(IT) 인프라, 디지털 정부, 우리나라의 디지털 역량이 크게 작용했다. 이는 다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 우리나라와 여러 나라 기업은 로봇공정자동화(RPA)와 같은 비용 효율성 제고를 넘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조직 구조와 문화를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세계 질서의 다극화가 진행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여기에 불을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강대국을 중심으로 역세계화를 추진, 산업의 자생 생태계를 구축하려 할 것이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철저한 고립주의를 택하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위험 요인을 고려, 가치사슬을 구성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전염병과 같은 돌발변수로 인해 자국의 정치와 경제가 받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위기가 곧 기회며, 위험과 불확실성이 이익의 원천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인류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19에 적극 대응하면서도 코로나19 이후도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가 곧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한국 사회가 코로나19에 가장 잘 대처한 국가의 하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윤기영 한국외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 synsaj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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