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작년보다 23.6% 급감
대형마트 임시휴업 점포만 70여곳
e커머스 거래액 47.5%·배달앱 주문건수 42% 증가
전문가 "소비 패러다임 변곡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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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두 달 동안 유통업계 희비가 뚜렷하게 갈렸다. 대면 접촉이 잦은 백화점과 마트는 매출이 하락한 반면에 홈쇼핑, e커머스, 배달앱 등 비대면 소비채널 판매는 급증했다.

24일 본지가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3월 22일까지 두 달 동안 주요 유통업체의 판매·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국내 백화점 평균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매장을 찾는 발길이 줄었다. 대형마트 역시 매출이 10.0% 하락했다.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은 잔인한 2개월을 보냈다. 확진자 방문에 따른 임시휴업 점포만 70개가 넘어서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의류·잡화 판매도 급격히 줄었다. 그나마 대형마트는 생필품 판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비대면·온라인 유통업은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같은 기간 홈쇼핑 취급액은 7.1% 늘었고, e커머스 거래액도 47.5%나 뛰었다. 음식 배달 수요 증가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역시 주문 건수가 42.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언택트(비대면) 소비를 가속했다. 생활 패턴이 급변하면서 소비 지형도 달라졌다. 특히 재택 근무 확산으로 생필품과 식료품 온라인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에서는 2개월 동안 생필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 뛰었다. 집밥 특수에 힘입어 홈쇼핑 식품 매출 역시 65.1% 늘었다. 전체 신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고객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전했다.

배달앱도 특수를 누렸다. 배달의민족, 바로고 등 배달앱 주문 건수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평균 42% 늘었다. 손님 발길이 끊긴 음식점들도 배달앱 가입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월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배민라이더스 입점 문의 건수는 3698건이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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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정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사진=연합>

반면에 의류·화장품 등 기호성 상품은 온·오프라인 모두 수요가 줄었다.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확진자 발생 이후 2개월 동안의 봄 시즌 특수에도 백화점에서 여성·남성 패션 매출은 각각 37.1%, 3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도 의류잡화 판매는 3.0% 신장에 그쳤다.

e커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체 거래액은 늘었지만 대부분이 저마진 상품인 생필품에 집중됐다”면서 “고마진 상품인 대형가전이나 의류·잡화 판매가 줄면서 수익성은 기대만큼 좋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소비 증가가 단기적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소비 패러다임 근본에 변화를 일으키는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까지 대량 유입되면서 온라인 장보기가 일반 소비 형태로 굳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식료품 근거리 배달 서비스인 B마트 등 새로운 업태도 이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전통 유통업에 새로운 경쟁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온라인 점유율 확대를 위한 언택트, 무인 물류 등 유통업을 둘러싼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19는 더 많은 소비자가 그 변화를 앞당겨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두 달, 온·오프 유통업계 '희비 교차'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