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백세범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팀이 포유류종의 시각피질에서 서로 다른 뇌신경망 구조가 형성되는 원리를 밝혔다.
연구팀은 두뇌의 시각피질과 망막에 분포하는 신경세포들 간 정보 추출 비율을 분석함으로써 특정 포유류 종이 갖는 시각피질의 기능적 구조를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서로 다른 크기의 망막과 시각피질 사이 신경망 연결 모델을 시뮬레이션 해 두 정보 처리 영역 사이에 두 가지 구조의 기능성 뇌지도가 형성됨을 보이고, 이 결과가 실제 실험에서 관측되는 신경망 구조와 일치함을 증명했다.
포유류 시각피질에서는 시각 자극의 방향에 따라 반응의 정도가 달라지는 성질인 방향 선택성을 갖는 세포들이 관측된다. 원숭이나 고양이에서는 이 세포들의 선호 방향이 연속적, 주기적인 형태로 변하는 '방향성 지도 구조'를 형성하는 반면 생쥐 등 설치류에서는 마치 소금과 후추를 뿌려 놓은 듯한 무작위에 가까운 형태로 분포한다. 이를 소금-후추 구조라 한다.
이런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서로 다른 크기의 망막과 시각피질이 연결될 때 동일한 망막 신호를 샘플링하는 시각피질 세포 비율이 달라지게 된다고 가정했다. 이헌 조건에서 망막-시각피질 신호의 샘플링 형태를 시뮬레이션해 샘플링 비율에 따라 시각피질에서 형성되는 기능성 지도 구조가 완전히 다르게 결정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종에 대한 망막 및 시각피질 데이터를 종합 비교해 시각피질이 클수록, 또 망막이 작을수록 연속적인 방향성 지도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또 기존 연구에서 확인된 포유류 8종 시각피질-망막 크기 비율 기반 모델을 시뮬레이션하고, 이 결과가 방향성 지도 존재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명확히 나뉨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다른 종으로 진화가 이뤄질 때, 감각기관 크기와 같은 지극히 단순한 물리적인 조건 차이에 따라 뇌신경망 구조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뜻한다.
백세범 교수는 “이미 오랫동안 알려져 있었으나 그 의미를 찾아내지 못했던 데이터들과 이론적인 모델을 결합해 새로운 발견을 도출해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