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545억원에 인수...LCC 업계 확고한 1위로

업황 악화 탓 기존 가격보다 150억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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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코로나19 여파에 기존보다 150억원 싼 가격에 이스타항공 인수를 확정했다. 항공사업자 간 최초의 인수합병(M&A)으로 제주항공은 확고한 1위 저비용항공사(LCC)로 올라설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애경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사업을 키울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51.17%(497만1000주)를 약 545억원에 인수한다고 2일 공시했다. 주식 취득예정일자는 4월 29일이다.

지분 인수금액은 지난해 말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 공시한 695억원보다 150억원 줄었다. 항공 사업에서 철수하려는 이스타홀딩스가 업황 악화에 조급해지면서 금액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양해각서 체결 당시 이행보증금으로 115억원을 지급했기에 내달 29일까지 약 430억원만 납입하면 된다.

제주항공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562억원이다. 이행보증금 지급과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보유액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되나 인수금액이 부담되는 규모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항공업 불황을 이유로 주식매매계약을 계속 늦추기보다 인수 후 시너지 방안을 모색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업황 회복까진 상당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경영진도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직원들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국내 항공업계는 조만간 재편돼야 한다”며 “피할 수 없다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를 마무리하면 확고한 1위 LCC로 거듭난다. 지난해 기준 여객 점유율은 14.17%로 이스타항공 (6.57%) 인수 시 20.74%로 상승한다.

양사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점유율을 바탕으로 하는 가격경쟁력 확보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주력 항공기 제조사도 보잉사로 같아 정비 관련 시너지가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B737-800 45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같은 기종 19기와 B737-900ER 2기, B737-맥스8 2기를 갖고 있다.

이 사장은 “제주항공은 지난 15년 동안 불가능해 보인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 왔다”며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이스타항공 경영 안정화 및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자신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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