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특정일에 기업 정기 주주총회가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가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변수로 떠올랐다.
2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미원화학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면서 올해 기업들 정기 주총 시즌이 시작됐다.
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에 따르면 내달 24일 코스피 상장사 39곳, 코스닥 상장사 266곳 등 305곳의 상장사가 주총을 연다. 섀도보팅 폐지, 전자투표제 활성화 등 주총 날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강구됐으나 올해에도 '슈퍼 주총데이'를 피하지 못했다.
애초에 상장협회 등에서 예상한 주총 집중일은 3월 13일, 20일, 25일, 26일, 27일, 30일이었다. 기업들이 이 날짜들을 피해 주총 날짜를 잡다 보니 24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협회에선 특정일에 주총이 몰릴 때 주주가 제대로 안건을 살피기 어렵고 의결권이 제한될 것을 우려해 주총 분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기업에겐 일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했다.
주총 분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전보다 주총 몰림 현상은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강력한 주총 분산프로그램을 법제화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소액 주주 권리 보장을 위한 전자 투표의 실행 확대도 중요하다.
올해 주총은 코로나19 영향도 매우 크다. 감염 우려로 인해 주총 참여율이 저조하면 의결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불특정다수 주주가 기업 주주총회장으로 몰려오는 것도 기업에겐 근심거리다. 기업들은 방역 대책에 고심한다. 일부 기업은 방역 문제 등으로 주주총회 장소를 변경했다. 주총장 입구에 체온을 체크하고 마스크를 챙기는 등 다양한 방안도 논의한다. 사람들이 모여 앉으면 감염우려가 커져 자리 배치도 널찍하게 바꾸려는 기업도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