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 장기화로 지난해 4분기에 자영업자의 사업 소득이 역대 최장인 5분기째 감소했다. 다만 정부가 재정 일자리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면서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8분기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하지만 역대 최대로 벌어졌던 2018년 4분기를 제외하면 2007년 이후 가장 많이 벌어졌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작년 4분기 전국의 가구원 2인 이상 일반 가구의 사업소득은 89만2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2.2% 감소했다.
2018년 4분기(-3.4%), 2019년 1분기(-1.4%), 2분기(-1.8%), 3분기(-4.9%)에 이어 5분기째 감소했다.
지난 1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19)이 본격 확산됨에 따라 자영 업황 부진에 따른 사업소득 감소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작년 4분기 사업소득을 소득분위별로 보면 1분위와 2분위는 각각 11.6%, 24.7% 늘었지만, 3분위(-10.9%), 4분위(-7.0%), 5분위(-4.2%)는 일제히 감소했다.
통계청은 “업황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3·4·5분위 사업소득이 마이너스로 나타난 것은 이들 분위에 속할 가능성이 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인 1분위와 2분위 사업소득이 증가한 것은 내수 불황을 겪은 자영업자들이 아래 계층으로 이동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4분기 근로소득은 모든 분위에서 증가했다.
특히 1분위 근로소득은 45만8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6.5% 늘면서 8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이는 정부의 재정 일자리사업과 고용의 양적 호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기초연금, 근로장려금(EITC) 등 정부가 소득을 보전해주는 공적이전소득 증가도 1분위 소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분위의 공적이전소득은 47만3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6.9% 증가했다.
이렇듯 작년 4분기 1분위의 근로소득과 공적이전소득 증가에 힘입어 1분위 가계 소득이 6.9% 증가했다.
반면 5분위 소득은 사업소득 감소의 영향으로 1.4% 증가에 그치면서 작년 4분기 소득 격차는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작년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6배로 2018년 4분기(5.47배)보다 개선됐다.
5분위 배율은 소득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원 1인이 누리는 소득(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원 1인이 누리는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그 값이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은 고용의 양적 호조와 정부의 저소득가구 지원 등 정책 효과로 인해 소득 분배의 불평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했다.
작년 4분기 정부 정책에 의한 분배 개선 효과는 3.74배포인트(P)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 4분기를 제외하고 본다면 2007년(5.34배) 이후 1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