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패널 생산 차질...TV업계 '올림픽 특수' 물 건너가나

LCD 패널가격 이달 1% 상승
원가부담 늘어난 탓 수익성 악화
오프라인 고객 줄어 판매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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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TV 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는 시장 확대를 기대했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에 생산부터 판매까지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업계 파장도 커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해 지속 하락했던 LCD 패널 가격이 1월 0.2% 상승한데 이어 2월 들어서는 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신종 코로나 사태와 춘절 연휴 연장 등에 따른 생산차질 효과가 모두 반영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높은 상승세다. 향후 코로나 사태 영향이 모두 반영되면 공급 차질로 인한 가격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패널 가격 상승은 TV 업계에 부담이다. 완제품 TV 가격을 책정한 상황에서 핵심 원자재인 패널 가격이 올라가면 원가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악화된다.

더 큰 문제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패널 수급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데 있다. 현재는 최대 패널 생산국인 중국이 춘절 연휴를 끝내고 속속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 상황에 따라 공장 재가동 시점이 달라지고, 코로나 사태 영향에 따라 자재 수급이나 공장 가동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패널 공급 차질은 TV 생산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패널 수급에 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TV 업체들이 올해 가장 크게 기대를 거는 '2020 도쿄 올림픽' 특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도쿄 올림픽이 7월에 열리는 만큼 2분기가 최대 성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월부터 판매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2~3월에 패널 공급량이 최대치가 돼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다음 달까지 패널 생산량 극대화가 가능할지가 미지수다.

제품 판매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 가전유통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반감될 수밖에 없어 TV를 만들어도 판매가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TV 제조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패널 공급량은 줄어들고, 가격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