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로 치매 가능성 10분 만에 잡아낸다

의료기기 SW 전문기업 '아이메디신'
정부가 수집한 1300여명 데이터 활용
경도인지장애 가능성 판별 기술 개발
성윤모 장관 "데이터 3법 통과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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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오후 의료기기 SW 업체 아이메디신을 방문했다. 강승완 아이메디신 대표의 안내로 뇌파 분석 인공지능 연구실 등 주요 시설을 둘러봤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해 치매 가능성을 10분 만에 잡아내는 진단 기술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정부가 건강 관련 데이터를 지원하고 민간기업이 뇌파 분석 기술을 접목해 만들어낸 '역량결집형' 성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성윤모 장관이 신서비스를 창출한 산업지능화 우수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W) 개발·생산 기업인 '아이메디신'을 방문했다고 12일 밝혔다.

아이메디신은 사람 뇌파를 분석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가능성을 판별하는 '아이씽크브레인'을 개발, 이를 통해 380만달러 규모 투자도 유치했다. 이 제품은 뇌파를 측정해 건강한 사람 뇌파 데이터와 비교·분석하고 치매 위험성을 조기에 진단한다. 2만~3만원 비용으로 10분 만에 검사를 마치는 것이 최대 장점이며, 경도인지장애 선별 정확도는 91%에 달한다. 제품은 상반기부터 의료기관에 제품이 정식 공급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판별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또는 모카(MoCA)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했다. 비용이 수십만원 수준이고 한 시간 이상 소요돼 예방 차원에서 검사는 쉽지 않았다. 또 뇌파를 측정해 치매 등 뇌 질환을 진단하는 방식은 이미 수 년 전부터 국내외 의료업계에서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건강인 뇌파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적절한 솔루션이 개발되지 못하는 한계도 존재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부터 건강인 1300여명 뇌파데이터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아이메디신이 데이터를 이전 받아 인공지능(AI)을 접목, 아이싱크브레인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이싱크브레인에 대한 식약처 임상실험을 통과했으며 의료기기에 적용을 앞두고 있다. 뇌파를 활용해 치매뿐 아니라 파킨슨, ADHD, 우울증, 각종 중독 등 다양한 뇌질환 진단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기술개발 성과에는 국표원이 2006년부터 축적한 '참조표준' 역할이 돋보였다. 참조표준은 데이터 정확도와 신뢰도를 평가해 국가가 공인해주는 표준데이터다. 국내 36개 데이터센터에서 물리, 재료, 보건·의료, 생명과학 등 분야에 대해 총 100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축적된 데이터는 일반인에 공개되며,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일정 계약에 따라 금액을 지불하는 등 향후 '데이터 거래 모델'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성 장관은 “데이터 3법 통과로 가명정보 개념이 도입돼 개인 정보 활용 범위가 확장됐고, 향후 데이터 축적과 활용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례는 데이터·AI를 활용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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