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슈퍼와 리테일테크 결합...VR,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나들가게에 적용

동네 슈퍼마켓이 리테일테크와 결합한다. 매장 진열 가상현실(VR) 서비스, 빅데이터를 이용한 상품 수요 예측 등을 동네 슈퍼에 접목한다. 대형 유통업체와 스타트업이 빠르게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도입하며 새로운 유통 환경 변화에 발맞춰 나가고 있는 가운데 동네 슈퍼도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리테일테크는 유통과 기술의 결합을 지칭하는 용어로, 유통산업에 도입되는 기술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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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중 최신 유통 분야 리테일테크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동네 슈퍼 '스마트 나들가게'를 대도시 권역 중심으로 보급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으로 스마트 1호점을 열고, 올해 중으로 100개 안팎의 점포로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중기부에서는 유통 분야 전문가와 나들가게 점주 등으로 구성된 추진단을 꾸리고, 대형 유통 업체와 협력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나들가게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가 2009년부터 골목슈퍼의 경영 개선 등을 위해 추진해 온 사업이다. 2009년 시범 매장 운영 이후 지난해까지 총 1만1658개가 개점했다.

중기부는 기존 나들가게 가운데 혁신 의지가 있는 점포에 스마트를 덧붙인다.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시스템, 전자 가격표시기(ESL), 반응형 디스플레이, 혼밥테이블 등을 지원해 점포 환경을 개선한다. 매장 진열 VR 서비스, 빅데이터 상품 수요 예측, 스마트폰 상품 주문,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상품 배송, 간편결제 서비스 등 최신 리테일테크 기법을 적용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대형 유통업체와 편의점 등에서 적용되고 있는 각종 신기술이 동네 슈퍼까지 확산되는 셈이다. 중기부는 사업 성과를 높이기 위해 대기업 편의점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통 물류 관련 기술을 전수하도록 상생협력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 핵심 과제로 내건 스마트상점 외에도 기존 나들가게 스마트화 역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세부 사안은 최종 확정되지 않은 단계”라고 말했다.

실제 중기부는 기존 나들가게를 스마트점포로 전환하는 것 외에도 올해 중으로 총 1100개의 스마트 상점을 신규 보급할 방침이다. 스마트상점 보급 시범 사업을 위해 편성한 신규 예산뿐만 아니라 기존 소상공인 관련 예산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점포의 스마트화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동네 슈퍼의 변신을 주도하고 나선 이유는 최근 유통 환경이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SSM 등 대규모 점포가 골목상권으로 속속 진출하던 10년 전과는 달리 전자상거래와 편의점이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에 대형마트는 외려 매출이 정체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편의점 판매액은 2014년 12조7000억원에서 2018년 24조4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판매액은 같은 기간 33조1000억원에서 33조5000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다. 실제 무인화 매장, 간편 배송 등 편의점 업계를 중심으로 각종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는 추세다. 라운지랩, 샤플앤컴퍼니 등 리테일테크를 내건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나들가게 점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장 실태를 제대로 파악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리테일테크 적용으로 점주에게 실질적으로 매출이 개선되고 비용 절감 효과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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