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진이 빛자극을 통해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고려대 뇌공학과 곽지현 교수팀은 광유전학적 빛자극을 통한 해마 신경망 내 억제성 신경세포(parvalbumin 및 somatostatin-발현 억제성 신경세포) 활성 조절을 통해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 나타나는 뇌파 및 시냅스 가소성 장애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4일 밝혔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국내 치매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가 기억 형성의 중추인 해마에 침착되어 신경세포의 사멸 및 신경회로 붕괴를 야기해 기억장애가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해마 내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 침착은 기억의 신경회로적 기전으로 알려진 뇌파 및 시냅스 가소성 장애를 야기한다고 알려졌지만, 현대 의학에서는 신경회로적 기전에 대한 이해가 미비할 뿐만 아니라 손상된 신경회로만을 선택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기술 또한 없다.
곽지현 교수팀은 해마 내 대표적인 억제성 신경세포들의 광유전학적 조절 기법(빛에 의해 개폐되는 이온채널을 특정 신경세포막에 삽입했다. 빛을 이용해 특정 신경세포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기법)을 통해 베타아밀로이드에 의해 손상된 해마 절편에서 뇌파 및 시냅스 가소성 장애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연구진은 빛 자극을 이용한 광유전학적 활성화를 통해 베타아밀로이드에 의해 손상된 감마파(40-80 Hz)의 뇌파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밝혔다. 빛자극을 이용해 베타아밀로이드에 의해 손상된 시냅스 가소성 장애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진은 해마 내 대표적인 억제성 신경세포인 파르브알부민(parvalbumin)-발현 및 소마토스타틴(somatostatin)-발현 억제성 신경세포의 손상이 각각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의 뇌파 및 시냅스 가소성 장애에 선택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들 신경세포의 선택적 광유전학적 활성화가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뇌파 및 기억 치료 기법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고려대는 “기존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 집중됐던 흥분성 신경세포가 아닌, 특정 억제성(GABA성) 신경세포와 그 신경회로를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BMC 바이올로지(BMC Biology)에 1월 15일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및 국가치매극복기술사업과 휴먼 프론티어 사이언스 프로그램(Human Frontier Science Program) 지원으로 수행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