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차종 이번주 생산 중단…11일까지 휴업하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현대자동차 모든 생산라인이 멈춰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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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4일 현대차 노사는 실무협의를 열고, 공장·라인별 휴업 계획에 합의했다. 제네시스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개 라인 중에 1개 라인은 이날 오전 이미 생산가동을 중단했고, 오후부터 공식 휴업에 들어갔다. '포터'를 생산하는 4공장 1개 라인 역시 이날 오후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코나'와 '벨로스터' 등을 생산하는 1공장은 5일부터 휴업하는 등 울산 5개 공장 모두 순차적으로 휴업에 돌입, 7일에는 모든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된다. 전주공장과 아산공장도 각각 6일과 7일부터 휴업한다. 노사는 휴업 기간을 이달 10∼11일까지로 예상한다. 휴업 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국내 공장 중단 사태에 직면한 건 중국에서 들여오는 전선 제품인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재고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완성차 한 대에 부품 2만여개가 들어가는 자동차 생산공정 특성상 주요 부품 한두 개만 빠져도 조립 라인을 세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공정에 설치하는 부품이다. 차체 바닥에 모세혈관처럼 와이어링 하니스를 깔고 그 위에 다른 부품을 얹어 조립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통상 국내 공장 재고를 일주일치만 확보해왔다. 차종과 세부모델(트림)에 따라 배선 구조가 제각각이어서 호환이 불가능하고, 종류가 많아 관리가 어려운 탓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춘절 연휴를 9일까지 연장함에 따라 와이어링 하네스를 생산하는 국내 협력업체의 중국공장 가동이 중단돼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완성차 생산 라인별로 탄력적 휴업을 실시하기로 했고, 세부 휴업 일정 등은 사업부별로 협의 중이며 기아차는 이번주까지 (공장) 가동을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국내외 동남아 등지에서 부품 조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대차뿐이 아니다. 다른 완성차 업체도 국내 공장 가동을 줄이거나 멈추고 있다. 기아차는 경기 화성공장과 광주공장 생산량 조절을 위한 일시적 감산에 들어갔다. 재고량이 충분하지 않아 조만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쌍용차는 부품 부족으로 이날부터 12일까지 경기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멈춰 세운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도 비상 수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향후 계획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 내 공장 휴업 기간을 더 연장할 가능성이 켜졌기 때문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내 완성차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완성차업계 휴업 기간이 늘어나면 관련 부품업체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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