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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앤 프랭크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로봇 앤 프랭크'는 치매 노인 플랭크와 로봇간 뜨거운 우정을 그렸다. 도둑이었던 플랭크가 로봇과 물건을 훔치며 친해진다는 내용이다.

플랭크에 로봇을 선물한 것은 아들 헌터였다. 자신이 직접 돌볼 수 없다보니 로봇에 플랭크를 맡긴 것이다. 헌터는 로봇을 노예라고 표현한다. 집 청소나 음식을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플랭크도 로봇에 반감을 가졌다. 아침 7시만 되면 강제로 잠을 깨우는가 하면 건강식을 억지로 먹게 했기 때문이다.

둘 사이 거리감은 '도둑질'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생기면서 급격히 가까워진다. 플랭크는 단골 음식점이 문을 닫고 미용 전문 용품점으로 바뀐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황당함에 사로 잡혀있던 플랭크는 느닷없이 가게를 털기로 결심한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다.

그런데 노쇠한 몸은 민첩성이 떨어졌다.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로봇이 훔치려던 물건을 몰래 가져온 것이다.

이때부터 플랭크는 로봇에 자물쇠 따는 법을 비롯해 도둑질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알려준다. 범행을 기획하는 시간만큼 우정도 쌓여간다. 둘은 한 팀이 돼 도서관과 그를 도둑으로 의심하는 남자 집을 차례로 턴다.

로봇에 불법 여부 판단은 중요하지 않았다. 물건을 훔치기 위해 몰두하는 프랭크를 보며 로봇은 건강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경찰 수사망이 좁아지면서 플랭크는 궁지에 몰린다. 모든 증거를 없애야 하는 처지에 이른다. 로봇은 모든 범행 기록이 담긴 자신의 메모리가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라며 삭제하라고 조언한다.

감동적 장면이 펼친다. 플랭크는 영화 막판까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친구를 잃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영화는 인간과 로봇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먼 미래 일이 아닐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독거노인 건강을 챙겨주는 텔레케어 산업이 날로 커지면서 현실화되고 있다. 텔레커어는 유럽에서 태동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됐다. 사용자 생활 패턴 정보를 수집해 응급 상황을 미리 파악, 조치하는 데 쓰이고 있다. 유럽은 텔레케어와 방문 요양 서비스를 병행해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텔레케어 산업이 커지고 있다. 국가 전략 프로젝트 스마트시티에 텔레케어 서비스 기반을 조성한다. 텔레커어와 로봇 산업 간 융합으로 플랭크의 단짝 로봇을 실제 볼 날이 머지않았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