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상, 아카데미 작품상 최종 후보 지명까지 지난해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특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 영화를 쓴다”라는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비영어권 영화라는 보이지 않는 한계를 극복하고 전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기생충'의 성공 요인은 장면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디테일', 사회 주제를 재밌게 풀어 나간 '유머', 외국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번역' 간 조화를 통해 누구나 생각하는 빈부격차 등의 문제를 독창성과 함께 대중성을 아우르며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경제 현실에 대입하면 어떨까.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혁신을 강화해 우리 경제를 더 힘차게 뛰게 하겠다”면서 “혁신 동력만 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도 우리가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있는 급격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회를 기다리거나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무기로 하여 우리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영화 '기생충'이 만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새로운 길'을 닦기 위해서는 혁신 및 독창성으로 무장한 기업과 길을 닦을 수 있도록 등불을 밝혀 주는 정부의 역할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
먼저 정부에서는 '스마트 대한민국' 구현이라는 목표 아래 제조 혁신 및 신산업 지원 체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3대 신산업인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분야를 비롯해 데이터(D)-네트워크(N)-인공지능(A) 등 DNA 중심의 미래 분야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제조 혁신에 가장 필요한 스마트공장 구축·고도화 관련 예산도 대폭 확대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스마트제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을 새롭게 신설한 만큼 제조 혁신이 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정부의 노력이 성과로 직접 이어지기 위해서는 민간, 그 가운데에서도 제조 중심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인 '이노비즈 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을 선도해 온 이노비즈 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6%를 차지하면서 중소 제조업 대비 3배 이상의 경영 성과를 거둬 왔다. 얼마 전 11번째로 나온 유니콘 기업 역시 이노비즈 기업으로, 그동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집중돼 온 유니콘 기업이 제조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스마트공장 우수 기술을 보유한 공급 기업과 수요 기업 간 매칭을 통해 맞춤형 스마트 공장 구축을 지원하는 '이노비즈 스마트공장 플랫폼'을 자발 결성, 제조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개최한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으로 제조 현장과 가상공간을 연결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공장을 시연했고, 연말에는 스마트공장 성과 확산 및 저변 확대를 위한 '혁신성장 포럼'도 개최하는 등 '이노비즈 중심 스마트공장 구축'에 역량을 쏟고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필요한 덕목으로 진실성(동기), 진정성(행동), 신뢰성(결과) 등 세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결과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그동안 이노비즈 기업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 혁신으로 진실성과 진정성을 보여 줬다. 끊임없는 성과를 통해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신뢰도 쌓아 왔다. 정부에서도 이노비즈 기업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 확대를 해 주길 바란다.
조홍래 이노비즈협회장 hrcho@tokimec.co.kr